산업 산업일반

위장 중기 물의 퍼시스, 이번엔 중기 특허 침해?

듀오백 "의자 핵심 기능 듀얼린더 베껴" 제소<br>퍼시스 "듀오백 관련 특허 대부분 무효" 맞서


지난해 위장 중소기업을 앞세워 중소기업 전용 조달시장에 남으려다 물의를 일으켰던 중견기업 퍼시스가 이번엔 중소기업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의자전문기업인 듀오백코리아(이하 듀오백)는 지난달 퍼시스의 자회사인 시디즈가 자사의 의자 핵심부품인 듀얼린더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듀오백은 지난해 4월 시디즈를 상대로 듀얼린더 기능의 가스실린더 침해소송을 제기, 올 9월 승소했다. 이에대해 퍼시스와 퍼시스의 자회사인 시디즈는 특허 침해가 아닐 뿐만 아니라 시디즈 협력업체인 한국가스스프링(이하 KGS)이 개발한 부품이므로 자신들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KGS가 2011년 10월 듀오백을 상대로 낸 특허무효심판 소송에서 쟁점 중 대부분은 무효 판결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시디즈는 연 매출 800억~900억원 규모의 국내 1위 의자 제조업체다. 퍼시스는 지난해 2,2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비해 듀오백 매출 규모는 400억원 가량이다.


22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듀오백은 지난달 22일 특허심판원에 시디즈의 미또 제품 관련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다. 듀오백이 2008년 개발하고 특허 등록한 듀얼린더 관련 특허권을 시디즈가 침해했다는 내용이다. 듀얼린더란 레버를 움직여 의자를 회전·고정 등 두 가지 모드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듀오백은 2007년 부품사와 공동으로 듀얼린더 기능의 가스실린더를 개발했고, 한해 약 40억~50억원어치 관련 제품을 팔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듀오백은 시디즈가 지난해 4월 듀얼린더 유사 기능(스위치 중심봉) 제품인 링고를 출시했다며 특허침해 소송을 청구, 올 9월 승소했다.


듀오백은 판결을 통해 총 19개항(8개항은 방어차원에서 자진삭제) 중 핵심 3개 조항의 권리를 인정받았으며, 시디즈의 특허침해 사실을 확정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듀오백 관계자는 "시디즈에 실린더를 납품하는 KGS가 보유한 특허권이 듀얼린더 특허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고 시디즈가 관련 제품 개발에 깊이 관여한 정황을 포착해 시디즈에 2011년 10월 침해중지를 요청했다"며 "그런데 같은 해 KGS가 듀오백을 상대로 특허무효심판 청구를 제기했고 듀오백 역시 시디즈와 KGS를 상대로 권리범위확인 심판 청구를 제기해 결국 승소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듀오백은 이처럼 첫 특허소송 승소에도 불구, 시디즈가 다시 듀얼린더와 흡사한 스위치 중심봉을 탑재한 제품(미또)을 내놨다고 분개하고 있다. 이 제품 역시 KGS가 납품한 실린더가 적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듀오백 관계자는 "링고 문제가 해결되니 이번에는 미또를 출시해 또다시 3,000만~4,000만 원 가량의 비용을 들여 특허소송을 벌여야 한다"며 "대기업의 횡포 때문에 제품 개발에 써야 할 돈을 특허분쟁으로 날리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퍼시스와 시디즈 입장은 정반대다. 시디즈 측은 "듀오백이 승소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19개 청구항 중 3개 항을 제외하곤 모두 무효 판결을 받았고, 이마저도 실효성이 거의 없는 특허"라고 맞받았다. 또 해당 특허권을 보유한 기업은 시디즈가 아닌 KGS인데도 듀오백이 계속해서 시디즈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가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미또에 들어간 실린더 역시 듀오백의 듀얼린더나 과거 링고에 적용됐던 스위치 중심봉과 전혀 다른 기술이 적용됐다고 항변했다.

퍼시스 관계자는 "시디즈는 관련 기능을 개발한 KGS가 납품을 제안하자 계약을 맺고 제품을 판 것 밖에 없다"며 "듀오백의 특허를 전면 무효화시킬 수 있었지만 동종업계에서 분란을 일으키지 말자는 취지에서 항소도 하지 않고 관련 제품 생산을 중단하기까지 했는데 듀오백의 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양사는 지난 1월 퍼시스의 제안으로 협상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정관영 듀오백 사장은 이종태 퍼시스 사장을 만나 관련 모델 단종과 침해행위 중단을 요구하고 이를 서면 합의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사장이 문서합의를 거부, 협상은 결렬됐다. 이와관련, 시디즈는 "구두합의 내용에 따라 링고 생산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서은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