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백년기업을 향해 우리가 뛴다] 시장과 소통하며 혁신… 불로장생 원동력으로

성장-내실·창의성-효율성·신규투자-기존사업, 긴장감 있는 균형 통해<br>안티에이징 메커니즘 구축<br>영속기업에 한발 더 가까이


'긴장감 넘치는 균형'

한 기업이 100년을 넘어 불로장생(不老長生)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장수기업은 100년이란 긴 시간 동안 '성장과 내실, 창의성과 효율성, 장기비전과 단기전략, 신규 사업 투자와 기존 사업 유지' 등 상반되는 경영요소들간의 절묘한 균형을 유지하면서 쓰러지지 않아야 한다.


글로벌 100년 기업 중 우리 기업에게 큰 시사점을 주는 곳 중 하나가 '미쉐린'이다. 이 회사는 타이어 제조라는 전통 굴뚝 산업의 본업을 유지하면서 역동성과 성잠 잠재력을 유지한 독특한 장수기업으로 꼽힌다.

미쉐린은 1898년 프랑스 지방기업에서 출발해 세계 타이어 시장의 1,2위를 다투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미쉐린의 성공비법을 기술과 마케팅, 사업 부문의 '3차원 혁신'으로 제시했다.

첫째가 '하이테크 혁신'이다. 1891년 착탈식 자전거용 타이어에서 시작해 래디얼 타이어, 그린 타이어 등 기존 시장을 뒤흔드는 새로운 혁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했다. 둘째는 '하이터치 마케팅 혁신'이다. 1898년 타이어 업계 최초로 브랜드 마스코트인 '비벤덤'을 만들었다. 비벤덤은 시대에 따라 혁신하는 미쉐린의 메시지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대변인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셋째는 사업부문의 도메인 혁신이다. 미쉐린은 타이어가 아닌 자동차 문화를 파는 것으로 사업을 재정의하고, 창업 초기부터 도로 표지판 설치, 지도 및 레스토랑 안내서 발간 등 차별화된 자동차 관련 문화산업을 펼쳤다.

동시에 늙지 않고 젊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이른바 자신만의 '3대 안티에이징 메커니즘'을 구축했다. 우선 '정신적 안정' 관점에서 '경영 파트너 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리더가 장ㆍ단기적 안목에서 10년 후를 내다보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왔다. 다음은 '균형 있는 섭생'으로 프랑스 장인정신과 미국식 효율경영의 접목을 통해 고유한 경영 스타일을 창조해냈다. 마지막은 '꾸준한 운동'처럼 성공과 실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신사업에 도전했다. 단기적으로 성공했거나 불황이 찾아와도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비장의 승부수를 계속 던졌다.

우리 기업들도 불로장생 기업이 되기 위해선 자신만의 성공비법과 안티에이징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선 끊임없이 사회와 소통하고 변하는 세상과 호흡하면서 늙지 않고 젊음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국내 기업들도 100년 기업을 향해 다양한 전략과 비전을 세우고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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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는 1985년 삼성물산 전산시설과 삼성생명(옛 동방생명) 전산시설을 인수해 삼성그룹 계열사로 출발했다. 지난 한 세대 동안 최고의 인재와 노하우, 전문성을 쌓았다. 현재 급변하는 정보통신(IT) 시장에서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제조산업은 물론 서비스, 화학, 통신 등 여러 업종의 국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고객관계관리(CRM) 등 핵심 IT 솔루션을 구축해주는 고객사의 든든한 조력자다.

창립 27주년을 맞는 LG CNS도 불로장생 기업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 자체 개발한 솔루션을 해외에서도 판매함으로써 100년 기업의 필수적 요소인 안정적 수익구조를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 스마트 그린 솔루션, 스마트 빅데이터 플랫폼,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등을 앞세워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그룹 계열인 포스코ICT는 IT와 엔지니어링의 융합을 통해 장기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또 에너지ㆍ공장 제어에 필수적인 'C(콘트론)&IT솔루션'으로 사업구조 변신을 꾀하고 있다.

100년이 넘은 대한민국 정보통신 역사와 함께 한 KT는 앞으로의 100년을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함으로써 지속가능경영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SK텔레콤은 '고객만족'과 '하이테크 기술'로 100년 기업에 한 걸음 다가선다는 계획이다. '고객과 함께 하는 행복', '세계 무선통신 시장을 선도하는 앞선 기술'로 불가능에 가까운 불로장생 기업에 도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4G(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롱텀에볼루션(LTE)의 다음 버전인 5G 서비스 준비를 시작했다. 5G는 기술표준 등이 정해지지 않는 청사진 수준이지만, 한 발 앞서 미래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SK브로드밴드는 조직과 서비스 혁신을 통한 지속성장에 방점을 찍고, 신규시장 선점과 이용자 신뢰를 통해 본격적인 성장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글로벌 경영환경은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경기침체와 환율전쟁의 출구는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기업들 앞에는 기존 사업의 쇄신과 신규 사업 모색, 글로벌 시장의 재배치와 신흥시장 진출 등 풀어야 할 계산식이 복잡하다. 우리 기업들은 긴장감 넘치는 균형을 통해 100년 기업을 향해 뛰어야 하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우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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