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판결뚜렷한 원인 질환 없이 극심한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정신질환까지 초래하는 '만성피로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송평근 판사는 22일 전직 택시기사 엄모(45)씨가 "과로와 스트레스가 겹쳐 만성피로증후군이 발병했는데도 산재로 인정 받지 못했다"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치료비 등 요양급여를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특기할만한 내과질환이 없었던 원고가 1일 2교대로 하루12시간 이상, 한달에 2차례 휴일에도 근무해왔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항상 교통사고를 우려,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던 점이 복합적으로 만성피로증후군을 발병시키거나 이를 악화시킨 것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엄씨는 99년 12월 택시를 몰다 오토바이와 경미한 접촉사고를 낸 후 극심한 피로감과 신경쇠약 등에 시달리다 같은 달 강북삼성병원에 입원,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을 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청구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안길수기자 scoop@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