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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 시대는 끝이다?’
지난 2월 페이스북과 6년을 함께 한 프로덕트 디렉터인 블레이크 로스(Blake Ross)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회사를 떠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 이유는 포브즈(Forbes)의 기자가 아들 친구에게 물은 질문에 대한 아이의 답변 때문. 질문의 내용은 페이스북이 아직도 ‘쿨(cool)’하냐는 것이었다. 아이는 ‘노(no)’라고 답하며 더 이상 친구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했다고. 로스는 글에서 “이와 같은 글들은 회사의 장기적 생존 능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현재 글은 삭제되었지만 블름버그(Bloomberg)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자세한 이유는 공개하지 않은 채 로스의 퇴사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고 한다.
# 정말 사람들에게 페이스북은 더 이상 ‘쿨’하지 않게 된 걸까.
실제로 현재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스냅챗(Snapchat) 등 다른 SNS에게 많은 10대 사용자를 빼앗기고 있다. 친구들과의 공간이었던 페이스북이 이젠 부모님과 이모·삼촌이 하는 ‘모두의 것’이 되자 흥미를 잃고 새로운 서비스를 찾아 페이스북을 떠나는 것.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미국 10대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스냅챗을 보면 상대에게 보낸 사진이 몇 초 뒤 자신의 모바일과 서버에서 삭제되는 기능이 있다. 때문에 모든 기록이 남는 페이스북과 달리 부담 없이 글과 사진을 공유할 수 있어 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것.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건 현재 사람들은 끊임없이 친구 찾기와 초대를 권하는 페이스북의 ‘소셜화 운동’을 부담스럽게 느끼고 있거나 이것에 지쳤다는 사실이다.
# 그렇다면 페이스북은 매 해 흘러나오는 ‘위기설’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을까.
방법은 다양하지만 방향은 한 가지다. 바로 자신들의 최대 무기인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것. 가장 적합한 예로 페이스북이 올해 초 선보인 자체 검색엔진 ‘그래프 서치’를 들 수 있다. 그 동안 전 세계적으로 10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개인 신상정보·사진·동영상·‘좋아요’ 버튼을 기반으로 한 ‘그래프 서치’. 가령 ‘서울경제신문을 좋아하는 사람’을 검색하면 ‘서울경제신문’의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를 누른 모든 사람을 보여준다.
이는 페이스북이 텔레비전 시장에도 뛰어들 수 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광고 뉴스 전문잡지인 애드위크(Adweek)에 따르면 지난해 페이스북은 친구들이 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한 개별화 된 텔레비전 가이드를 선보일 수 있다고 밝혔던 것. 내 ‘페친’들이 어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좋아요’ 버튼을 누르는지에 따라 내가 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게임 시장 또한 페이스북이 10억명의 사용자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곳이다. 현재 페이스북의 게임 이용자는 2억 5,000만명을 넘은 상황. 로이터가 2월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올 한해 10개의 ‘하이 퀄리티’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금까지 ‘팜빌’과 같은 비교적 쉬운 게임만 제공했던 페이스북이 하드코어 게이머들을 잡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어떻게든 많은 사용자들을 페이스북에 오랫동안 머물게 하려는 것. 국내에서도 ‘애니팡’의 성공으로 증명된 소셜 게임의 잠재력. 이를 페이스북이 놓칠 리 없다.
# 페이스북은 지난 11일 새로운 ‘개인 신문형’ 뉴스피드 디자인을 공개했다. 기존 버전보다 확대된 사진과 동영상을 제공해 시각적으로 더욱 강조된 새 뉴스피드. 때문에 미국 IT 매체들은 페이스북이 조만간 동영상 광고를 선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매셔블(Mashable)은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바로 이번 뉴스피드 개편은 페이스북이 주 타겟이었던 10대 마켓을 버리고 18-49세 마켓에 집중할 것을 의미한다는 것. 이 나이대는 소비능력이 있어 광고주들에게 인기가 높은 그룹이다.
마크 주커버그가 페이스북을 만드는 과정을 그린 영화 ‘소셜네트워크’에선 이런 대사가 있다. “보스니아에 도로는 없어도 페이스북은 있다”. 페이스북의 장래를 걱정할 필요 없다는 뉘앙스로… /sieun@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