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EU-아세안 FTA 체결 급물살

유럽과 아시아 대륙의 양대 경제 블록인 유럽연합(EU)과 아세안(ASEANㆍ동남아국가연합)간의 자유무역지대 창설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라크전 이후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간 분열로 세계무역기구(WTO)의 다자 협상(도하 라운드)이 지지부진해지면서 경제블럭간이나 나라간 짝짓기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 유럽의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동남아 순방 두번째 방문국인 싱가포르에서 13일 EU와 아세안은 내년에 궁극적인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위한 이니셔티브를 출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자유무역지대 창설에 앞서 내년에 `범지역 아세안-EU 이니셔티브(TREATI)`에 착수할 것이며 두 진영의 상호 관세를 폐지하는 것은 물론 공동기술 표준 정립, 서비스 자유화 등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양대 블록간 자유화 논의는 지난 2월 이라크전까지만 해도 WTO체제하의 도하 라운드 협상 박차 분위기에 밀려 수면 위로 가라앉았었다. 실제 유럽 당국은 지난 3월 아세안 경제장관과 모임때 자유무역협상 추진 계획이 없다고 공식 천명했었다. 그러나 5월 5일 최대 경쟁 블록인 미국이 아세안과의 자유무역체결 전 단계로 싱가포르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등 지역 블록 확대 움직임이 본격화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여기다 동아시아의 맹주인 일본과 중국도 아세안과의 짝짓기를 시도하면서 EU가 아세안과의 전격적인 FTA 체결 청사진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다. 양대 블록이 합칠 경우 인구가 10억명이 넘고 세계 무역의 절반 가까운 볼륨을 차지하는 지구촌 최대의 자유무역지대가 창설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대 블록간 무역 규모는 지난 2001년 963억6000만달러였으며 2002년 들어 3ㆍ4분기까지 64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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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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