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무르시 대통령은 "새 민주주의 탄생의 과도기를 최대한 빨리 끝내려면 정직함과 공정함을 갖춘 진지한 국민적 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제헌 의회가 기독교계 및 자유주의 진영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무슬림형제단 등 이슬람주의자들의 주도로 새 헌법 초안이 통과되면서 반무르시 진영의 불만은 날로 증폭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20만명이 넘는 반대 시위대가 카이로 타흐리르광장에서 새 헌법 선언 철회 촉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사법기관의 의회해산권을 제한하고 대통령령 및 대통령 선언문에 최종 효력을 부여하는 등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주는 헌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반무르시 진영의 입장이다.
이집트의 혼란은 무르시 반대파의 시위에 맞불을 놓기 위해 지지자들까지 거리로 쏟아져나오면서 가중되고 있다. 1일 카이로에서는 무슬림형제단을 주축으로 한 무르시 지지파들이 대통령의 사진과 이집트 국기를 흔들며 새 헌법 초안 지지 행사를 대대적으로 벌였다.
한편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같은 날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 "이집트가 대통령 권한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며 "이집트가 다원민주주의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이집트와의 정치ㆍ경제적 협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