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대 차익··· 다른 재벌2세로 비자금수사 확대 가능성
검찰은 4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현산) 회장이 지난 99년 신세기통신 주식 수백만주 매매를 통해 최소 수백억에서 많게는 1,000억대의 차익을 챙겼다고 보고 정 회장의 주식매입 자금 출처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이날 “압수수색 및 세무자료 추적 결과, 정 회장이 99년 신세기통신 주식 수백만주를 6,000원~1만원에 매집해 8만원 전후로 처분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주식 매입 자금이 개인 돈인지 아니면 회사 비자금인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회장을 포함한 몇몇 재벌 2세들이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합병을 앞두고 신세기 주식 장외매매를 통해 수천억대의 차익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었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가 다른 재벌 2세의 비자금 조성 의혹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실제 지난 30일 검찰의 브릿지증권(옛 리젠트증권) 수색과정에서 다른 재벌 2세들의 신세기 거래 자료도 입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매입자금이 회자자금으로 밝혀지면 정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상 횡령 혐의로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정씨의 주식 매입자금이 수백억대에 달하는 만큼 이들 자금이 회사 비자금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출처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줄잡아 정씨가 신세기 주식 100만주를 1만원에 사서 8만원에 처분했다고 가정할 경우 700억원의 차익을 챙겼다는 계산이다. 검찰이 확인한 정씨의 매매규모가 100만주를 훨씬 넘는 것을 감안하면 많게는 수천억원의 차익을 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정씨의 주식매매 과정에는 ‘
진승현 게이트’의 주인공이자 당시 리젠트증권의 대주주인
진승현씨가 적극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씨의 매입자금원과 관련, 99년 4월 현산측이 법인 소유의 고려산업개발(현 두산산업개발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주인수권 매매 과정에서 정씨->진씨->리젠트증권으로 이어지는 삼각거래를 통해 56억원의 비자금을 챙긴 의혹에 주목하고 있다.
이밖에 검찰은 정씨가 신세기주식을 거래하면서 실제 매각대금보다 낮게 계약서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탈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