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올가는 지난달 30일 오전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뒤 북서진을 계속해 3일 정오께 한반도 서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중심부근 최대 풍속이 초당 30㎙, 중심기압은 975HPA, 태풍이 미치는 영역이 반경 240㎞ 정도이다.기상청은 이번 태풍이 지난달 27일 호남지방에 상륙한 제5호 태풍『닐』보다 세력이 크고 수증기의 양도 많아 3일까지 전국에 최고 300㎜의 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태풍이 어느 정도의 규모로 한반도에 상륙해 얼마나 큰 피해를 줄지 아직은 불투명하지만 지난 70년대부터 한반도를 관통한 경로가 유사한 태풍들의 사례를 보면 피해 정도를 대략 가늠해 볼 수있다.
지난 73년 8월16일부터 이틀간 내륙을 강타했던 태풍『아이리스(IRIS)』는 최저중심기압이 972HPA, 최대풍속이 초당 25㎙로 234㎜의 비를 뿌려 2명이 사망·실종되고 90억여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또 85년 8월13일에 한반도를 내습한 태풍『리(LEE)』는 980HPA, 초속 22㎙의 규모로 26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었다.
지난 94년 이번 태풍과 비슷한 경로를 거쳐 발달한 『브렌단(BRENDAN)』은 992HPA, 초속 23㎙의 규모로 한반도에 상륙, 최고 135㎜의 강수량을 기록하며 사망·실종 28명에 70억4,000만원의 막대한 피해를 초래했다.
방재기술이 발달한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번 태풍은 예전에 비해 한반도 관통시 더 큰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31일부터 중부지방에 폭우를 뿌린 비구름대가 약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장기간 정체됨에 따라 태풍과 기압골이 합쳐져 한반도 상공에 거대한 「비구름 지붕」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와 같이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기존의 비구름대와 합쳐지는 것은 예전에 보기 드문 현상』이라며 『중부지방의 폭우로 벌써 많은 피해가발생한 상태여서 태풍으로 인한 피해 정도는 예상보다 심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이학인 기자 LEEJ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