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폭락장 방어 약효 미미할듯(서경리서치 증시대책진단)

◎최소한 한은특융정도돼야 회복세로 돌아서/스폿펀드 허용 얼어 붙은 투자심리 해빙기대/투신사 보유채권매입은 금리안정기여 호재정부가 마련한 증시안정대책이 연일 폭락세를 보이고 있는 주식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정부는 주식매수자금으로 3조1천5백억원, 채권매입자금으로 5조3천5백억원등 총 8조5천억원의 신규자금을 증시에 투입하고 투기장세화를 우려,지난 92년2월 폐지했던 투신사 스폿펀드 판매도 허용했다.이번 대책이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서경리서치요원들을 통해 진단해본다. ▲정동배 대우증권투자분석 부장=최소한 한은특융 정도를 기대했었는데 실망스럽다. 아직도 당국이 상황을 안이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투신사에 스폿펀드 설정을 허용한다고 했지만 지금처럼 폭락장세에서 누가 가입하겠는가. 투신사에 RP지원을 통해 2조원을 지원한다고 했지만 투신사들 역시 지원자금으로 주식을 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단기 RP자금으로 주식을 사기는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신권은 RP지원자금을 채권매수로 운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이번 대책이 주식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보다는 금리안정에 초점을 맞춘 대책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은행 신탁의 주식매입비율을 상향조정했지만 그동안 은행들이 주식매입한도에 묶여 주식을 사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추가안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박영철 현대증권리서치 센터 부장=증시제도 개선책 위주의 정책을 펼쳤던 정부가 오랜만에 고단위 처방을 내놓았다. 스폿펀드 허용은 종합주가지수가 4백20선까지 떨어지면서 얼어붙었던 투자심리를 다소 녹여줄 전망이다. 또한 정부가 그동안 불가침의 성역이었던 금융실명제에 대한 입장을 다소 누그러뜨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추가대책에 대한 기대도 가져볼 만한 상황이다. 또 환율의 급상승세에 일단 제동이 걸린데 이어 이번 조치로 금리도 18.0%대에서 상승세가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IMF의 실사결과 추가적인 악재가 노출될 수도 있어 투자자들은 성급한 판단을 자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윤 한국투신주식운용역=전체적으로 이번 증시부양책은 정부가 노력한 흔적은 있지만 증시를 회복세로 반전시키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투자자들이 고대했던 무기명 장기채 발행이 제외됐고 일부 대책은 실제적인 효과를 거둘지 의문시되고 있어 미흡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스폿펀드 허용의 경우 시기를 놓친 감이 없지 않다. 1∼2개월전 투신사에서 요구했을때 수용을 했더라면 효과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주가가 폭락하고 중소형주가 약세를 면치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금 유입이 이루어질지 불투명해 보인다. 특히 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상태에서 투자자들이 스폿펀드에 자금을 가지고 들어올지도 의문이다. 다만 스폿펀드에 연기금 자금을 유입시켜 스폿펀드를 활성화시킬 경우 장기적으론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또 투신사 보유 국공채 매입은 금리를 안정시켜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진호 신세기투신주식운용역=정부의 증시추가부양책은 다소 실효성이 의문시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증시를 상승세로 반전시킬 수 있을지 불투명해 보인다. 특히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무기명장기채 발행 등 실명제보완책이 없어 투자자들을 또다시 실망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 스폿펀드를 허용했지만 침체국면이 지속되고 있고 중소형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이 유입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또 은행신탁의 주식매입비율을 상향조정하더라도 은행이 그동안 주식투자로 막대한 손해를 입었고 부실채권 때문에 구조조정에 휘말려 있는 상황에서 주식매입을 늘릴지도 의문시된다. 특히 이것은 강제조항이 아닌 이상 은행들이 선뜻 주식매수에 나서기도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투신사 보유 채권매입과 같은 조치는 금리안정에 기여해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에 좋은 영향이 기대된다. ▲홍성태 쌍용투자증권 부장=정부의 이번 증시안정조치는 주식의 직접 매수보다도 금리안정에 주안점이 맞춰졌다. 기대와 달리 실명제 보완과 같은 획기적인 조치가 없었고 일부에서 거론됐던 특융이나 연기금의 적극적인 주식매수 유도 방안도 빠져 있어 아쉬움이 크다. 신규 스폿펀드 허용 등은 투자심리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기술적 반등 시점에서 부양조치가 나왔기 때문에 심리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스폿펀드 허용은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중소형 종목의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신탁자금을 이용한 주식매수는 은행의 자발적인 참여없이는 큰 효과를 거두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연기금은 투신· 은행 등 기관투자가와 달리 장기투자를 할 수 있고 주식편입 비율도 낮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 정책적인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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