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스크린 창문'으로 영상 보고 빅데이터 활용 교통체증 푼다

■ '아우디 퓨처 어워드'로 본 자동차의 미래

모바일기기로 연결된 무인차도 대중화

도심선 다양한 1인용 교통수단 운행

올 서울 등 4개 도시 프로젝트팀 경쟁

2012년 수상팀인 보스턴·워싱턴팀의 아이디어는 다양한 무인 이동수단이 다니는 길을 번들로 묶은 듯한 '쉐어웨이'다. 이용자들은 쉐어웨이를 오가는 전차 안에서 업무를 보거나 여가를 즐기고, 목적지 부근에서 무인 전기차로 갈아탄다.
/사진제공=아우디

2012년 수상팀인 보스턴·워싱턴팀의 아이디어는 다양한 무인 이동수단이 다니는 길을 번들로 묶은 듯한 '쉐어웨이'다. 이용자들은 쉐어웨이를 오가는 전차 안에서 업무를 보거나 여가를 즐기고, 목적지 부근에서 무인 전기차로 갈아탄다.
/사진제공=아우디

10년 후 또는 30년 후, 혹은 더 이후의 자동차는 지금의 자동차와는 분명히 다를텐데,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아우디가 지난 2010년 시작한 '아우디 어번 퓨처 이니셔티브(Urban future initiative)'는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도시계획 전문가나 건축가, 정보기술(IT) 전문가, 디자이너 등이 참여해 때로는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낸 팀은 격년으로 개최되는 '어번 퓨처 어워드'에서 10만 유로(약 1억4,0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올해 아우디 퓨처 어워드에 도전하고 있는 팀들의 아이디어, 그리고 과거 수상작들을 통해 자동차의 미래를 엿봤다.


올해 어번 퓨처 어워드에선 서울을 포함한 4개 도시의 프로젝트팀이 경쟁한다.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의 황성걸ㆍ조택연 교수와 유영규 디자이너로 구성된 서울팀은 자동차 역시 결국 모바일 기기처럼 활용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서울 강남에서 자동차가 모바일 기기로서 발전해 나갈 방향성을 탐구하고 있다.

황 교수가 든 예는 이렇다. 무인자동차가 보편화하면 자동차 안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가 중요해진다. 그래서 나온 구상이 자동차의 창문과 천장을 특수 유리 소재 스크린으로 만들고 여기에 영상을 띄워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아우디는 서울팀에 스마트 디스플레이, 차량과 모바일 기기를 연결해 주는 '아우디 커넥트(Audi Connect)' 기술을 지원한다.

독일 베를린팀의 연구도 흥미롭다. 엘리베이터 시스템 전문가와 생물학자 등으로 구성된 이 팀은 도심의 차량들이 어떻게 교통체증 없이 조화롭게 이동할 수 있을지 탐구한다. 고층 건물의 엘리베이터는 출·퇴근이나 점심시간처럼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에 최대한 많은 사람을 빠르게 이동시켜야 한다. 엘리베이터 전문가는 이 노하우를 도시 교통에 적용한다. 생물학자는 효율적으로 진화한 생물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찾을 예정이다. 물총새의 예가 대표적이다. 물총새는 특유의 부리 모양 덕분에 소리없이 물고기를 낚아챈다. 과거 일본 신칸센은 소음이 커 엄청난 민원에 직면했으나 전동차 디자인을 물총새 부리 모양으로 바꿔 소음을 줄이고 에너지 절감까지 실현했다.


이밖에 미국 보스턴팀은 자동주차 같은 최첨단 기술이 도시의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본다. 멕시코의 멕시코시티팀은 빅데이터를 이용해 악명높은 이 도시의 교통 체증을 완화할 방법을 찾는다. 이 팀은 특히 도시 내 모바일 기기 이용자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집단지성'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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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4개 팀은 오는 10월 최종 제안서를 제출한 후 심사를 거치게 된다. 최종 수상 팀에는 10만 유로의 상금이 주어질 예정이다.

앞서 2012년에 열린 어번 퓨처 어워드에선 한국계 미국인인 윤미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 팀이 최종 수상의 영예를 거머쥐었다.

윤 교수의 팀이 구상한 미래의 이동수단은 전철·버스 등 대중교통과 개인용 차량이 다니는 길을 하나의 패키지처럼 묶은 '쉐어웨이(Shareway)'였다. 보스턴 및 워싱턴의 도심과 교외 거주지를 잇는 쉐어웨이에는 무인 전철이 지나는데 승객은 역에서 하차한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행선지가 같은 이들을 찾아 '카풀'로 전기차를 타고 각자의 직장으로 향한다. 아울러 도심에선 다양한 1인용 교통수단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게 윤 교수 팀의 전망이었다.

2010년 어워드에서는 독일 건축가인 위르겐 마이어가 이끄는 베를린팀이 '투명한 무인자동차'로 수상했다. 차량 스스로가 다른 차량들과 통신해가며 달리게 되면 신호등·교통표지판 등이 사라지고 교통체증이 줄면서 시내에 더 많은 여가 공간과 녹지가 생길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이 미래의 차는 투명한 소재로 만들어져 도시를 아름답게 해준다.

이 같은 아이디어들로부터 아우디가 모색하는 것은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지난 100년간 자동차 산업은 더 빠르고 강한 차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왔지만 앞으로 수십년 내로 패러다임 자체가 바뀔 것이라는 게 아우디의 전망이다. 루퍼트 슈타들러 아우디 회장은 "어번 퓨처 이니셔티브는 자동차의 미래를 앞서 고민하고 사람과 도시와 이동수단이 공생할 방안을 찾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자동차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어워드의 공식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을 통해 다양한 전문가들의 대담한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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