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장수 온라인 게임 '리니지'가 출시 15년 만에 누적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엔씨소프트는 27일 경기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판교연구개발(R&D)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의 누적 매출이 국산 게임 최초로 2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지난 1998년 9월 출시된 리니지는 한국형 온라인 게임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시 15개월 만에 온라인 게임 최초로 회원수 100만명을 달성했고 이듬해에는 1,0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 15년 동안 리니지 내에 생성된 게임 캐릭터도 4,980만개를 넘어섰다.
리니지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매출도 덩달아 늘어났다. 지난 2001년 최초로 누적 매출 1,000억원을 기록했고 3년 뒤인 2004년에는 5,000억원을 달성했다. 2008년에는 업계 최초로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 등 해외 이용자들로부터 골고루 인기를 얻은 것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리니지의 누적 매출 2조원 달성은 국내 게임 업계는 물론 콘텐츠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매년 다양한 신작들이 경쟁하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10년 이상 서비스를 유지하는 장수 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다. 국내에 개봉된 영화 중 누적 관람객 1,000만명을 돌파한 작품 9편을 더한 매출액이 7,790억원이라는 점에 비춰 보면 리니지의 파급력을 가늠할 수 있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다. 2004년에는 리니지 계정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이용자들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 또 '스타크래프트'와 '리그오브레전드' 등 외산 게임이 국내시장을 잠식하면서 한때 점유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등 위기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리니지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출시 초기 리니지를 접했던 10~20대 이용자들이 30~40대가 돼 다시 리니지를 찾는 비중이 늘어나고 신규 가입자도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어서다. 리니지는 최근 출시된 신작 게임에 비하면 그래픽이 화려하거나 콘텐츠가 방대하지도 않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제공해 새로운 재미를 제공한다는 점이 비결로 꼽힌다. 국내 온라인 게임 중 가장 비싼 월 2만9,700원의 월정액요금을 받지만 이용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이유다.
실적에서도 리니지는 엔씨소프트의 '효자 게임'으로 부상했다. 올 3∙4분기 리니지의 매출은 623억원으로 같은 기간 226억원을 벌어들인 '아이온'의 3배에 달한다. 가장 최근에 선보인 '블레이드앤소울'과 '길드워2'의 분기 매출이 200억원대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리니지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엔씨소프트는 앞으로도 리지니가 국산 대표 온라인 게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콘텐츠 업데이트와 서비스 개편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택헌 엔씨소프트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전무는 "많은 고객들이 '리니지'를 아끼고 사랑해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앞으로 리니지가 20주년을 넘어 30주년이 맞이할 때까지 고객들과 소통하며 함께 새로운 온라인 게임의 역사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