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USA투데이] 美 '2번째 집' 갖기 열풍

집값급등·낮은 금리에 담보대출로 구입 붐'집값이 올라서 여윳돈이 생겼다. 어디에 투자 할까' 최근 많은 미국인들이 내리고 있는 결론은 집을 하나 더 사는 것. 실제 부동산 투자로 재미를 본 미국인들이 여기서 얻은 시세 차익 또는 주택담보대출을 이용, '세컨드 하우스(Second House)'를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조이 플레밍과 그녀의 남편 데이비드는 최근 조이의 형제들과 돈을 모아 메사츄세츠 해변에 방 다섯 개 짜리 단독 주택을 새로 마련했다. 플레밍 부부가 거주하고 있는 뉴 헴프셔의 집값이 크게 뛰면서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4만 달러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던 것. 그들의 형제 역시 이 같은 방법으로 돈을 마련, 집을 새로 구입하는데 힘을 합했다. 물론 기존의 주택을 담보로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는 아니다.그러나 최근 미국의 부동산 가격이 너무 가파르게 올랐다는 지적이 일면서 조만간 거품이 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세컨드 하우스 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는 부동산 가격이 상당히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 대출을 통한 자금 마련이 쉬운데다 무엇보다 뚜렷한 투자 대안이 없기 때문. 이에 따라 미국 내 상당수 가구가 가족들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별장이나 임대 수익을 노린 투자처로 세컨드 하우스를 선택하면서 이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 현재 미국의 부동산 시장은 거의 미국 전역에 걸쳐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주택 판매는 지난해의 사상 최대 기록을 또 한번 갱신할 전망이다. 기존 주택 가격이 치솟고 있는데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사상 최저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기존에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대출 상품을 낮은 금리로 바꾸는 '리파이낸스(refinance)'를 통해 생겨난 여유자금은 현재 미국의 소비를 지탱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버팀목이다. 전미부동산협회(NAR)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세컨드 하우스 구입자금 중 기존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자금 비중은 기존 평균치 8%보다 높은 13%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주식 투자를 통한 시세 차익, 유산, 기타 자산의 매각이 차지하는 비중보다도 높은 수치다. 세컨드 하우스 마켓이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로 아직 미미하지만 매우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규주택 건설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넘는다. 특히 해변가나, 산 기슭, 호수 주변 등 여가를 보내기 적합한 장소들의 경우 세컨드 하우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시장 전문가들은 베이비 붐 세대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세컨드 하우스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4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베이비 붐 세대들의 경우 가족간의 화합과 여가 생활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해 레저용 세컨드 하우스 붐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가격 조정이 생긴다 하더라도 미국 전역에 걸친 것이 아니라 일부 지역에 한정된 부분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미 부동산 시장의 거품 붕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급증에 따른 부작용 역시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진단. 경제전문 사이트 이코노미닷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는 "올해 기존주택을 담보로 한 신규주택 구입자금 대출은 3년 전보다 6배나 늘어난 2,690억 달러에 이른다"며 "그러나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대출을 갚지 못한 케이스는 기존보다 절반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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