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대통령 최우선 과제美경기불안·가계부채등 국내외 여건 온통 지뢰밭
정치개혁등 걸림돌 제거 성장 잠재력 확충 시급
새 대통령이 어깨에 짊어진 짐은 천근만근이다. 난마같이 얽혀 있는 북한 핵문제, 사회안정, 국방, 교육, 문화, 과학 등 국가의 장래를 위해 어느것 하나 소홀히할 수가 없다.
그러나 경제해법 찾기가 새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는 지적의 소리가 높다.
국민생활과 직접 맞닿아 있는 실물경기가 살얼음판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세계경제의 기상도가 예사롭지 않다.
회복이 불투명한 미국경기와 이라크전 가능성, 불안한 유가, 언제 햇볕이 들지 모르는 일본경제 등 우리 경제 주변은 온통 지뢰밭이다.
최근 세계은행ㆍ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이 내년 세계경제전망을 잇따라 낮추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자칫 외부충격에 잘못 대응했다가는 제2의 위기를 맞을 게 뻔하다.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경제현안도 태산이다.
하이닉스반도체ㆍ현대투신ㆍ조흥은행 등 굵직굵직한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아직도 원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거나 정치논리에 밀려 애물단지(불확실성)가 돼 있다.
올 한해 내내 정부의 대책이 이어졌지만 부동산 거품(버블) 논란, 가계부채 문제 등도 언제든 경제를 해칠 수 있는 독(毒)으로 남아 있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잠재력과 일본의 기술, 규모의 경제 사이에 어정쩡하게 끼여 있는 우리나라가 생존의 돌파구를 찾는 것도 시급하다.
최근 여수해양박람회 유치를 위해 세계박람회기구(BIE)총회에 참석했던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수 아래로 여겼던 중국의 꿈틀거림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며 "차세대 성장엔진을 서둘러 찾지 못하면 정말 큰 일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쌓인 159조원의 공적자금 등 막대한 국가부채를 어떻게 갚을 것인가 하는 문제도 결코 가볍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를 대비한 연금개혁도 미룰 수 없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새 대통령이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경제문제 해결"이라며 "금융시스템을 잘 정비해 외부로부터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와 교육제도를 개혁해 경제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이 점에서 최근 영국의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서 언급된 '차기 대통령이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FT는 '새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둔화되고 있는 경제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에 있다'며 '잘못된 선택이 이루어지면 50년간의 경제성장 역사의 마지막 단계를 그르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동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