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현장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강행한 현장 시장실에서 서울역 고가 공원화에 반대하는 주민들 때문에 진땀을 흘렸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이날 서소문공원과 중림동 일대서 현장 시장실을 열고 서울역 고가 공원화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하지만 이날 현장시장실에 참석한 주민들은 시가 추진 중인 서울역 고가 공원화에 따른 상권 침체를 우려하며 대체도로를 먼저 건설해 줄 것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서울역 고가 공원화로 인근 상권이 다 죽게 됐다”, “공원사업 철회하고 대체도로 건설 먼저 하라”는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나와 고성을 지르며 반대해 박 시장을 곤혹스럽게 했다. 박병두 서울역 고가 공원 반대협의회의 대변인은 “서울역 고가는 하루 7만대가 오가는 산업도로라 철거하면 문제가 크다”며 “대체도로를 먼저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은 박 시장에게 대체도로 우선 건설에 대한 즉각적인 답변을 촉구했다. 이에 박 시장은 “서울역 고가 대체도로를 전문가들과 충분히 상의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장의 답변에도 일부 시민들은 불만을 표출하며 박 시장의 앞길을 막아서는 과정에서 제지하려는 서울시 공무원들과 약간의 몸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이날 염천교와 중림동 어시장, 약현성당 일대를 둘러보고 서울역까지 걸었다. 박 시장은 서울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서울역 북부역세권 민간투자자가 우선 정해지고 나면 (대체도로 건설을) 훨씬 쉽게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간투자자의 공공 기여를 낮추는 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날 중구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주민 의견을 듣는 ‘청책토론회’가 예정돼 있었지만, 중구가 불참을 선언하면서 현장 시장실만 운영됐다. 박 시장은 앞으로 용산구, 마포구 일대에서서도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과 관련한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현장시장실을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