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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슈퍼 항생제 신약이 미국식품의약국(FDA)의 관문을 뚫었다. 국산 토종 신약이 FDA의 승인을 얻어낸 것은 지난 2003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동아에스티는 슈퍼 박테리아 타깃 항생제인 '테디졸리드'가 미국 내 제품 명인 '시벡스트로'로 미 FDA의 신약 허가 승인을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테디졸리드는 동아에스티가 개발해 2007년 1월 미국 제약사 큐비스트에 기술 수출한 옥사졸리디논 계열의 세균성 피부감염 치료제로 급성 세균성 피부와 연조직 감염(ABSSSI) 등 중증 피부감염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구제와 주사제로 개발됐으며 우수한 내약성과 1일 1회의 편리한 투약, 짧아진 치료 일수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의 에드워드 콕스 박사는 "이번 승인은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중증 피부 감염에 대한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동아에스티는 2003년 LG생명과학의 항생제 '팩티브'에 이어 11년 만에 FDA 허가를 받은 두 번째 국산 신약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제품은 포장작업 등이 마무리되는 대로 올 하반기 미국에서 발매된다. 동아에스티는 현지 매출액의 약 5∼7%를 로열티로 받는다.
앞서 미국과 유럽 내 판권을 지닌 제약사 큐비스트는 글로벌 임상을 거쳐 2013년 10월 FDA에 시판 허가를 신청했다. 통상 검토 기간에만 12개월이 소요되지만 FDA로부터 신속 허가와 우선 검토 품목으로 선정돼 검토 기간을 6개월로 줄이며 신속한 승인 결정을 얻어냈다.
이번 신약은 FDA 승인에 앞서 유럽의약품청(EMA)의 시판 허가신청에서도 예심을 통과한 상황이어서 내년 하반기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의 판권은 바이엘이 갖고 있고 국내 허가와 판매는 원개발사인 동아에스티가 맡는다.
박찬일 동아에스티 사장은 "테디졸리드의 우수한 내약성과 편의성은 환자들에게 경제적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동아에스티가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테디졸리드 미국 출시에 따른 동아에스티의 로열티 수익이 2015년 8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정훈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도 "2012년 13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화이자의 자이복스에 비해 효능·효과와 편의성 측면에서 특장점이 뛰어나다"며 "폐렴 등 추가 적응증을 획득할 경우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는 자이복스 대체재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제약 역사상 FDA 승인을 얻어낸 신약은 LG생명과학의 퀴놀론계 항균제인 팩티브가 처음으로 2003년 4월 경·중증 폐렴(CAP)과 만성 호흡기질환의 급성악화(ACEB) 환자들에 대한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전체 국내 의약품 중에는 2007년 LG생명과학의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 성장호르몬인 '밸트로핀'과 2013년 한미약품의 역류성 식도염치료 개량 신약 '에소메졸'이 FDA를 통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