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지구를 지키는 다운점퍼


세계는 지금 에너지 전쟁이 한창이다. 과거 냉전시대에는 영토와 무기가,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는 금융자본이 세계 패권의 상징이었다면 미래에는 에너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적정 냉난방 온도를 법제화시켜 강제해야 할 만큼 에너지 절약에 범국민적인 공감대가 부족한 현실에서 에너지 절약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한국의 겨울철 실내온도는 18~20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창문 틈에 문풍지를 붙이면 집안의 열 손실을 줄여 적정 난방온도에서도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다. 특히 간편하게 옷 차림을 바꾸는 것은 실천하기도 쉽고 효과도 크다. 지난해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열화상 카 메라'를 이용해 내복을 입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옷 표면 온도를 비교 측정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내복을 입었을 경우 체감온도가 3.2도 정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내복 외에 체감온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옷 위에 카디건을 덧대 입으면 체감온도가 2.2도 상승한다고 한다. 치마를 입은 여성들이 무릎담요를 덮으면 체감온도가 2.5도 오른다. 집안에서 양말만 신고 있어도 약 0.6도의 보온 효과가 있단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겨울철 방한 의류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은 다운점퍼를 실내에서 겉옷 위에 덧입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요즘에는 많은 양의 충전재가 사용되지만 복원력이 우수해 두께가 얇으면서도 높은 필파워의 제품이 시중에 많이 나와 다운점퍼 하나를 덧입는 것만으로도 몇 겹의 옷을 껴입는 것 이상의 보온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실내 인테리어를 활용해도 된다. 얇고 짧은 여름철 커튼을 두껍고 바닥까지 내려오는 겨울철 커튼으로 바꾸면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차단할 수 있다. 바닥에 담요를 깔면 바닥 온기가 보존되고 옷을 껴입으면 따뜻함을 유지할 수 있다.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 후손들에게 온전한 지구를 물려주는 것은 이제 우리에게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지진ㆍ해일ㆍ토네이도 등으로 세계 곳곳에서 몸의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는 당장의 이기심을 버리고 대의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추위를 피하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지만 그 본능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가 지구의 미래를 좌우할 수도 있다는 섬뜩한 사실을 인식하자. 지금부터라도 히터 사용을 줄이고 다운점퍼를 입는 등 작은 것부터 실천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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