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의 카드사 흡수합병 여부가 이번 주중 결론 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민카드 노동조합이 27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 카드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국민카드 문제가 막바지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국민은행은 김정태 행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자리를 비우고 있음에도 불구, 이번 주말까지는 국민카드를 은행으로 흡수하는 방향으로 매듭지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상황. 이런 가운데 국민은행의 카드사 흡수가 은행 경영에 시너지효과를 일으킬 지, 악재로 끝날 지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민카드 흡수 합병이 은행측 연체율을 1%포인트 가량 높이는 한편, 카드사의 자산의 운용수익률이 낮아짐에 따라 국민은행에 6,713억원의 수지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은행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조달비용이 낮아지는 점을 감안해도 6,463억원의 기회이익을 잃는 꼴이 된다는 것. 이 밖에도 흡수합병시 카드사 적자에 따른 이월결손금 환급을 받지 못하게 됨으로써 발생하는 손실이 2,216억원에 달하는 등 부정적인 효과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파업에 따른 손실도 무시 못한다. 국민카드는 당초 4월중 흑자 전환을 목표로 삼고 있었으나, 이어지는 파업으로 인해 연체율이 급등하고 90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합병이 성사된다고 해도 월 1,000억원 가량의 추가 손실부담을 떠안아야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은행 부담 요인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JP모건증권은 올해와 내년 실적을 각각 하향조정했음에도 불구, 장기적으로는 국민은행 주가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고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했다.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단기적으로는 은행이 카드사 부실을 떠안으면서 생기는 악재 요인이 크다면서도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은행측이 카드사 독자생존보다는 흡수 합병을 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카드정책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구조조정의 희생양으로 국민카드를 표적으로 하고 있다”는 노조측 반발이 절정으로 치닫는 와중에서도 카드사 흡수의 `득과 실`을 가리기 위해 은행측이 어떻게 주판을 튕길지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