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가 파산을 선언했다. 지난 2009년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대표 자동차 업체들이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파산보호를 신청한 지 4년 만이다. 파산규모는 180억달러(약 20조2,000억원)에서 많게는 200억달러로 알려져 미국 지방자치단체 역사상 최대 규모에 달한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디트로이트시가 이날 오후 미시간주 연방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디트로이트의 부채규모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3월 재정위기 비상관리인으로 임명된 케븐 오어 변호사에 따르면 180억~200억달러에 달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이는 지금까지 파산을 선언한 미국 지자체 가운데서도 압도적으로 큰 규모다. 앞서 크라이슬러 파산보호 절차를 맡았던 오어 변호사는 지난 수개월간 예산삭감과 자산매각, 공무원 감원 등을 추진하며 파산을 막으려 애썼지만 수십년에 걸쳐 무너진 재정을 회생시키기는 역부족이었다.
미국 제조업을 상징하는 최대 공업도시가 극심한 재정난으로 파산에 이르게 된 데는 미국 자동차 산업이 쇠락하는 가운데 강성노조의 득세에 따른 과잉복지와 기업들의 투자기피가 주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파산보호 신청을 승인한 공화당의 릭 스나이더 미시간주지사는 "지난 60년간 쌓여온 (디트로이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합리적 방안"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