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위안화 갈등'속 '反테러 협력' 모색
中, 무역불균형 해소 요구 적극 수용에美는 '하나의 중국' 원칙 지지 천명할듯
베이징=고진갑
특파원 go@sed.co.kr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취임 후 첫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후 주석의 이번 방미는 미국의 사상최대 대중 무역적자로 인해 양국간 통상마찰이 최고조에 이르고 대만의 분리독립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후 주석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오는 20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간 무역 불균형 ▦위안화 절상 ▦이란 및 북한의 핵 ▦대만 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상 등 주요쟁점에서 양국의 견해차가 커 이번 정상회담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 지속적인 경제협력과 테러확산 방지를 위한 양국의 공조확대 방침은 확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은 ‘반 테러’ 외교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중국의 협력이 꼭 필요하고, 중국은 미국의 도움 없이 최대 국가목표인 현대화와 경제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위안화의 절상과 시장개방, 지적재산권 보호 등과 관련된 미국측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방침과 아울러 부분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은 중국측의 기대처럼 대만의 독립을 반대한다는 명시적인 입장표명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존의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지지를 거듭 천명할 전망이다.
후 주석은 나흘간의 방미기간중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딕 체니 부통령 등 미국 정ㆍ재계 인사들과 폭 넓은 만남을 갖는다. 우선 18일 시애틀에서 빌 게이츠 회장 저택에서 만찬을 갖고, 20일 워싱턴에서 주요 정치인들을 만난 뒤 21일에는 코네티컷주로 옮겨 예일대에서 미ㆍ중 관계에 대해 강연한다.
미 국무부는 이날 후 주석에 대한 공식적인 의전절차를 공개했다. 국무부 발표에 따르면 후 주석은 18일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국가 원수에 걸맞게 21발의 예포와 의장대 사열 등 최고의 군사적 예우를 받은 뒤 부시 대통령과 함께 간단한 연설하게 된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후 주석 부부에게 미국의 저명한 사회인사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오찬을 베풀 예정이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양국 정상이 지난 1년간 5번이나 만나는 등 서로를 잘 아는 만큼 이번 후 주석의 ‘방문(visit)’을 통해 관심사에 대해 심도 깊고 실질적인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후 주석은 미국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동해 에너지 협력문제를 집중 논의한 후 모로코(24~26일), 나이지리아(26~27일), 케냐(27~28일) 등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한다.
입력시간 : 2006/04/18 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