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큰손' 컬렉터들이 미술품 경매에 뛰어들면서 중국 그림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이 나왔다.
지난 17일 밤(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열린 경매회사 자더(嘉德)의 춘계경매에서 중국 근현대 최고 작가로 꼽히는 장다쳰(張大千ㆍ1899~1983)의 채색화 '아이헌후(愛痕湖ㆍ76.2X264.2cm)'가 추정가 1,500만~2,000만 위안을 크게 웃도는 1억80만 위안(약171억5,000만원)에 낙찰되면서 경매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경매는 최고가 경신 외에도 1,100여점의 서화ㆍ골동품이 낙찰률 91%, 낙찰총액 21억2,8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의 부동산ㆍ주식 시장의 위축으로 부호들의 관심이 그림 시장으로 쏠린 데 따른 현상이다. 가격변동이 심한 동시대(contemporary) 미술과 달리 고서화나 근대미술품은 추가생산이 불가능하고 미술사적으로 검증됐기에 안전투자처로 여겨진다.
미술시장연구소 서진수 소장에 따르면 세계 미술시장 전반이 2008년을 기점으로 지난해까지 매출감소세를 보인 데 반해 중국만 지난해 15.9%의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한국 미술시장은 전년대비 41%, 일본은 37% 감소했다. 서 소장은 "경매 거래를 기준으로 한 중국 미술시장은 2009년 3조7,816억원 규모로 세계 3번째이나 2020년쯤이면 미국, 영국과 비슷한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