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시장풍향계] 중장기 금리 숨고르기 후 하락세 재개할듯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채권담당연구원 7월 금융통위원회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채권수익률이 6월을 저점으로 장기적인 상승추세에 접어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짐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는 최소한 3% 이상이 되면서 이로 인해 중장기금리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 연말까지 기준금리는 정상화 차원에서 인상기조가 지속되고 단기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흐름에 맞춰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중장기금리는 기준금리 인상과 차별적으로 하락세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2006년의 경우에도 기준금리는 3.75%에서 4.50%로 75bp(1bp=0.01%) 인상된 상황에서 통안채 1년 금리는 28bp 상승했지만, 국고채 5년과 10년 금리는 각각 36bp, 56bp 하락했던 전례가 있다.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중ㆍ장기금리는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국내 경기모멘텀이 올 하반기에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경제의 상황을 보면 유럽의 재정문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그동안 견조한 모습을 보였던 미국과 중국의 성장탄력이 뚜렷이 둔화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 국내경제는 매우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요국의 경기모멘텀 둔화가 시차를 두고 국내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하반기 국내외 경기모멘텀이 둔화되는 상황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역시 최대한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기준금리는 경제여건 대비 과도하게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정상화 차원에서 인상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이 가파를 경우 경기둔화 우려를 높여 자칫 불필요한 충격을 줄 수 있으며, 또 최근 유가와 환율의 안정세를 감안하면 물가상승 압력이 빠르게 현실화되지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상이 완만하게 진행된다는 가정 하에 현재의 장ㆍ단기스프레드를 감안하면 중장기금리는 하락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주 채권시장은 박스권 흐름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후 세계경제의 모멘텀 둔화가 국내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급격한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완화돼 중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하락세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외국인의 현ㆍ선물 매수가 지속되는 가운데 그동안 채권매입 규모가 불충분했던 국내기관의 대기매수세가 유입된다면 의외로 금리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최근의 박스권 장세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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