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바꾸기엔 부담" 기존틀 유지

■陳부총리 사퇴후 정책방향 관심개혁 지속추진 예상속 '신인도 유지' 과제로 진념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경기도지사에 출마하기로 함에 따라 앞으로 거시경제정책의 방향과 후임 경제부총리 인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얘기하면 경제정책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아 정책의 기조를 크게 흔들 시간적 여유가 없는데다, 현재 우리 경제가 순항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부총리가 바뀐다고 해서 이곳저곳 뜯어고칠 일도 별로 없다는 얘기다.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때문인지, 재정경제부의 고위당국자들은 "부총리가 바뀌더라도 현 경제정책의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 엊그제 진념 부총리가 마지막으로 주재한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논의된 점에서 크게 바뀌진 않으리나는 얘기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나 아직은 안전 운항을 보장할 만큼 일정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더욱이 최근 들어 미국 경기회복의 좌초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경우 안정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현 기조를 바꾸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클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12일 진부총리가 마지막으로 주재한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올 성장목표를 4%이상에서 5%이상으로 높여 잡았으나 거시경제의 큰 틀은 그대로 끌고 가겠다는 방침을 확정한 바 있다. 특히 후임자로 거론되고 있는 전윤철 청와대비서실장의 경우 비서실장으로 옮기기 전까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일하면서 현 경제팀과 보조를 맞춰왔고,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 역시 현 경제팀과 정책을 조율해왔다는 점에서 변할게 없는 상태다. 그런 점에서 새 경제부총리가 현재의 경제팀과 호흡을 맞추는 시간은 거의 필요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요즘 유행하고 있는 fine tuning(미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진부총리만큼 뛰어난 조정능력을 발휘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 진 부총리는 정치감각이 뛰어나 국회나 야당과의 업무에서 매우 능숙했으나 새 부총리가 그만큼 해줄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진 부총리는 정치력이 뛰어나 국회와의 관계에서 매우 원만해 각종 현안을 처리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며 "앞으로 선거를 의식한 야당이 정부에 공세를 강화할 경우 새 부총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외신인도를 유지하는게 새 경제부총리가 가장 신경써야할 대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진부총리가 해외투자자들에게 올해 정치일정과 관계없이 경제개혁과 구조조정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고 약속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외국 투자기관이나 해외언론들은 이런 사정을 감안해 진부총리가 현직에 있는 것이 한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점을 강조해왔다. 자의든 타의든 진부총리의 사퇴는 외국인들에게 한 나라의 경제수장이 약속을 저버린 것으로 비춰져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지 않을까 걱정되는 대목이다. 박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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