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디지털 혁명 시대 생존법은 '자기 혁신'

■뉴노멀 피터 한센 지음, 흐름출판 펴냄

일상생활인 IT기술 기능공식 수용 아닌 경영자형 사고 필요

최고정보책임자 등 경영 전면에 나서야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달리는 기차의 창문을 통해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음악을 듣고 박물관에서 작품을 터치만 해도 정보를 그 자리에서 받을 수 있는 '뉴노멀' 시대에 살게 될 것이다./사진제공= 흐름출판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달리는 기차의 창문을 통해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음악을 듣고 박물관에서 작품을 터치만 해도 정보를 그 자리에서 받을 수 있는 '뉴노멀' 시대에 살게 될 것이다./사진제공= 흐름출판

지난해 3월 20일 주요 방송사와 은행 전산망이 마비되는 해킹 사건이 일어났다. KBS·MBC·YTN 등 방송사와 신한·농협·제주은행 등 금융회사에 있는 총 3만 2,000대에 달하는 컴퓨터가 악성코드에 감염돼 일시에 작동을 멈췄다. 2009년 7·7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2011년 3·4 디도스 공격에 이은 초유의 '해킹 대란'이었다. 최근에는 국내 카드사의 고객 정보가 신용평가업체 직원에 의해 대량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해당 직원은 카드사에서 전산 작업 도중 1억 건이 넘는 고객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21세기 디지털 시대엔 전산망 마비나 인터넷망 장애는 단순한 불편 이상으로 막대한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입히며 심지어 공포에 가까운 패닉 상태로 몰고 가는 일도 적지 않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이 디지털 시대를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로 받아들이고 우리가 슬기롭게 대처해야 하는 이유다.

유럽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정보기술(IT) 분야의 대표적 미래학자인 피터 힌센은 세상의 모든 것이 디지털로 이뤄져 마치 우리가 공기를 호흡하는 것처럼 디지털이 자연스럽게 일상에 자리 잡은 시대를 '뉴 노멀'이라 규정한다. 저자는 지난 25년이 소비자에게 첨단기술을 제공한 기간이었다면, 앞으로 다가올 25년은 모든 소비자가 일상생활에서 기술을 똑똑하게 사용하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구분한다.


저자는 앞으로 펼쳐질 디지털 시대가 얼마나 대단하고 경이로울 것인지 강조하는 대신 디지털 혁명이 미래의 기업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는 데 힘을 쏟는다. 이를 위해 뉴 노멀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명심해야 할 4대 원칙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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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원칙 디지털 고장에 대한 허용치는 0이다. 해킹 대란처럼 현대 사회는 디지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거의 모든 기능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디지털은 늘 이용 가능하고 언제나 작동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2원칙 '충분히 훌륭한' 기술이 '완벽한' 기술에 앞선다. 뉴 노멀의 제1원칙에 따라 디지털에 대한 고장 자체가 허용될 수 없으므로 완벽성은 의미가 없고 신속하고 편리한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제3원칙 완전책임 시대를 구현한다. 뉴 노멀 시대에는 모든 것이 디지털로 작동하기 때문에 제품의 성능과 서비스의 효과가 실시간으로 공개되고 고객은 즉각 반응하는 만큼 제품에 대한 완전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제4원칙 완전 통제를 폐기한다. 정부, 기업, 학교 등 현대 사회의 모든 시스템은 톱 다운(Top-Down) 방식의 통제 패러다임을 기반으로 하지만 뉴 노멀 시대에는 아래에서 위로 전달되는(Bottom-up) 방식과 수평적(side-to-side) 방식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뉴 노멀의 반대되는 올드 노멀(오래된 표준)의 시대에는 IT 기술 자체를 갖고있는 기능공을 필요로 했지만 뉴 노멀 시대에는 경영 리더로서 사고할 수 있고, 단순히 기술을 채택하는 대신 기술을 가지고 혁신에 집중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즉 최고정보책임자(CIO·Chief Information Officer)를 비롯해 기술과 정보를 관리하고 통제하며 혁신할 수 있는 경영자들이 전면에 나서 다가올 새로운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뉴 노멀 시대의 고객 전략도 '당신(YOU)'을 중심에 놓고 다시 수립해야 한다. 저자는 "이제는 그동안 대중 매체의 패러다임을 지배했던 중산층의 평균적인 행복을 포기하고 개별 소비자를 다루겠다는 목표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위키피디아 같은 사이트에서 활동하면서 상당량의 지식을 무료로 기여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을 수용하고, 자신들이 생산한 제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는 커뮤니티 회원들에게 세심하게 다가서는 노력을 기울여야하는 것이다.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가 남긴 "만물은 유전(流轉)한다. 그대로 멈춰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말을 빌린 저자는 "변화는 거듭된다. 고로 우리는 거기에 적응해야 한다"며 뉴 노멀 시대에는 끊임없는 자기 혁신만이 살 길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1만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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