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묘수는 없을까

제9보(147~165)


흑47과 49는 어쩔 수 없다. 손을 빼면 우하귀의 흑대마가 죽는다. 더 큰 대마의 목에 칼이 들어와 있는 상태지만 그렇다고 우하귀를 죽일 수는 없는 일이다. 백50, 52가 회심의 수순이 되고 있다. 콩지에는 초읽기에 몰리며 고심하고 있었다. 기사회생의 묘수가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과 함께. 사이버오로 해설실의 안조영 8단은 자기 바둑이나 되는 것처럼 수읽기에 골몰했다. “대마가 쫓기는 장면이 나오면 해설자가 골탕을 먹게 돼요. 사는 수가 있는데 죽었다고 선언했다가 망신을 당한 일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어요.”(안조영) 수읽기가 취미인 루이 9단이 안조영과 함께 갖가지 가상도를 만들었다. 흑55, 57은 패를 내겠다는 비상 수순. 이세돌은 시간 여유가 있었으므로 5분을 숙고하고 백60으로 꼬부려 받았다. 루이 9단은 참고도의 백1로 받는 그림을 만들어놓고 말했다. “이렇게 두어도 못 살아요.” 흑14로 중앙에서 한 눈을 내어도 백15가 묘수여서 상변에서는 한 눈이 나지 않는다. “이 판을 세돌이가 이기면 창하오와 결승판을 둘 것 같아. 그 판이 재미있겠어.”(서봉수) “아아, 창하오가 최철한한테 이겼어요?”(루이) “아직 안 끝났지만 거의 이긴 것 같아요.”(서봉수) 창하오와 최철한은 잉창치배 결승에 진출하여 5번기를 다투게 되어 있었다. 도요타덴소배는 말하자면 잉창치배를 앞두고 탐색전을 펼쳐보는 의미가 있었다. 그런데 최철한이 무리스러운 패싸움을 하다가 거의 자멸하고 있었다. 최철한은 국수, 기성, 천원을 아우르는 3관왕에 올라 있었고 이세돌은 무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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