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6년동안 정들었던 민간연구소를 떠나 지난 4월 동료들과 벤처기업을 창업한 최관영(31)씨는 IMF한파속에서도 의욕에 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崔씨는 아무리 조그만 기업일지라도 경쟁력을 갖춘 업체만이 살아 남을수 있다는 신념아래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崔씨가 선택한 업종은 환경산업.
崔씨는 3명의 대학후배들 함께 퇴직금을 모아 환경관련 엔지니어링회사인 베스트(BEST·BIO ENVIRONMENTAL SYSTEM TECH)를 창업했다.
崔씨가 대표를 맡고 한국과학기술원 박사과정의 李현호(기술팀장)·후배인 徐성준(기획팀장)·白기태(연구팀장)씨등 인원이 고작 4명에 불과한 미니회사다.
처음에는 사무실을 얻을 돈이 없어 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공학과 생물환경실험실을 연구소와 공장으로 활용했으나 최근 한국과학기술원 창업보육센터 TBI에 입주하며 기업으로서의 모습을 갖췄다.
崔씨는 IMF이후 대덕연구단지내 정부출연연구소와 민간연구소들의 구조조정과정에서 상당수 연구원들이 직장을 떠나는 것을 옆에서 보면서 심적 갈등을 겪었다.
최근 대덕연구단지 연구소를 떠난 연구원이 정부출연연구소만도 200여명에 달하고 있으며 민간기업 연구소도 20~30%가 연구소를 떠났다.
서너달동안의 방황끝에 崔씨는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로 용단을 내렸다. 지난 2월 6년동안 몸담았던 한국타이어(주) 중앙연구소에 사표를 던지고 모교인 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공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그러나 崔씨는 공부에만 매달릴수 없었다. 지난 6년동안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살려서 무슨 일인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항상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崔씨는 『선진국들은 환경산업을 전략적인 성장산업으로 보고 집중 투자를 하고 있으며 수출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환경산업이 21세기를 선도할 핵심사업이라는 점에서 외국기술에 의존하는 국내 환경산업의 선진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베스트를 창업한 崔씨는 자신이 가진 19개 특허를 바탕으로 기술개발에 몰두했다. 마침내 베스트는 전량수입에 의존하던 음식물쓰레기 염분제거장치를 상품화하는데 성공했다.
또 김·미역 등 농수산물에 남아있는 잔류농약과 중금속으로부터 위험을 예방하는 잔류농약 및 중금속 제거장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스트의 염분제거장치는 오는 12월말께 선보일 예정인데 벌써부터 한국중공업·효성에바라·한화기계·극동건설 등 대기업으로부터 매입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崔씨는 『아직은 걸음마단계에 있다. 내년도에는 매출액 10억원을 계획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400억원까지 늘릴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국과기대 1기인 崔씨는 올초 한국대학생 벤처창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KAIST 벤처동아리 「KB 클럽」 회장을 맡아 대학생 벤처 활성화에 앞장서기도 했다.
崔씨는 『국내 우수기술들이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 무조건 해외기술이 우수하다는 생각부터 고쳐먹어야 한다. 실험실에서 개발된 우수기술들이 상품화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들이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IMF위기가 나에게는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됐다. IMF사태가 아니면 연구소에서 안주하고 있었을 것이다』며 『벤처기업가들에게는 주어진 환경을 적극적으로 극복하려는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대전=박희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