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관리공사(KAMCO)가 5조원 규모의 신용카드사 부실채권을 매입할 계획이어서 카드사의 유동성과 수지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자산관리공사는 23일 정부의 신용카드사 종합대책에 따라 카드사의 부실채권 가운데 시장과 금융회사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50%정도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으로 카드사의 대출잔액은 57조원이며, 이 가운데 연체채권은 6조4,000억원, 상각채권액까지 합치면 총10조9,000억원의 부실채권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공사는 5조원 정도의 부실채권을 인수할 예정이다.
공사는 부실채권을 매입하기 위해 현재 보유하고 있는 3,636억원의 현금과 ADB(아시아개발은행) 및 IBRD(세계은행)의 자금 4억400만달러(4,848억원 상당)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 경우 최소 13%에서 최대 22%의 매입률을 적용하면 적어도 2조7,000억원에서 많게는 4조원 상당의 부실채권을 인수할 수 있다. 부족한 자금은 금융회사들로부터 차입하거나 회사채를 발행하는 방법으로 조달할 방침이다.
공사는 이미 지난 4년간 무담보채권 정리과정에서 전산시스템과 인력 등을 갖춰 신규로 카드사의 부실채권을 인수하더라도 관리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부채탕감 등의 방법을 활용해 채권추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자산관리공사가 카드사의 부실채권을 인수할 경우 카드사의 유동성 확보와 수지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사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상호저축은행의 부실채권도 인수할 예정이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