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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이 '핀테크(Fin-tech)' 분야에서 다시 손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NHN(네이버 전신) 창업 동지에서 이제는 각자의 길을 가고 있는 두 사람이 정보기술(IT) 신시장에서 또 한 번 시너지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8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르면 올 1분기에 출시할 자체 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가칭)' 출시를 위해 한국사이버결제(KCP)와 제휴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가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의 간편 결제 서비스 '라인페이'와는 별도로 개발 중인 서비스로 주 공략 시장은 국내가 될 전망이다. 당초 네이버는 올 상반기 중에 출시할 예정 이었으나 시기를 1분기 중으로 앞당기는 것을 추진중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네이버페이의 협력 상대인 한국사이버결제.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NHN엔터가 640억 원을 들여 지분 30%를 사들인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다. NHN엔터는 지난해부터 사업 다각화를 위해 전자상거래 업체 여러 곳을 인수해왔는데, 한국사이버결제는 이 중 결제 플랫폼의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분석이 당시 나왔었다. 결국 네이버페이가 NHN엔터와 결제 인프라를 공유하게 되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사이버결제는 국내 3위 PG사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곳"이라며 "네이버가 새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파트너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사이버결제는 네이버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체크아웃'과 제휴를 맺은 곳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체크아웃이 네이버페이의 기반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현재까지 PG사 제휴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해진 의장과 이준호 회장이 협력 관계를 다시 두텁게 하는 것은 'IT와 금융 융합'이 새 시장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시너지를 발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카카오페이', '뱅크월렛카카오' 등을 잇달아 출시한 다음카카오가 일단은 국내 시장에서 앞선 상태지만, 그 외 중소 업체들은 아직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페이팔이나 알리바바, 텐센트 같이 글로벌 경쟁력을 앞세운 업체들이 속속 국내로 침투하고 있고, 삼성전자와 애플 같은 대형 제조사도 핀테크 비중을 높여가면서 '깃발 싸움'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과거 네이버를 국내 1위 포털로 만든 이 의장과 이 회장. 그들이 손 잡고 네이버페이를 선보일 경우 어떤 전략을 펼칠 지 주목되고 있다. /조양준·신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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