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희망의 불꽃

미얀마에 어둠의 시기가 지나고 '개혁의 빛(flickers of progress)'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얀마의 변화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망설였다. 미얀마는 지난 3월까지 군부정권에 의해 통치됐고 원래 국가명인 버마 대신 미얀마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하지만 오는 12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미국의 국무장관으로서는 50년 만에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한다. 그는 미얀마인들이 지속적으로 개혁의 불꽃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미얀마의 명목상 민선 정부는 단계적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 미얀마를 국제적 고립으로부터 끌어낼 것이다. 사실 미얀마의 민선 정부는 군사 정권이 군복을 양복으로 갈아입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미얀마에서는 지난달에 200명이 넘는 정치범들이 풀려났다. 이로써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민주 활동가인 아웅산 수치도 다가오는 보궐선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는 의미가 있다. 앞으로의 개혁은 보다 추진력을 얻게 될 것이고 미얀마를 변화시키기 위한 이전의 어떤 노력보다 더 명확한 실체를 보여줄 것이다. 미얀마 정부의 갑작스러운 개혁 의지는 명확하지 않다. 국제사회는 여전히 미얀마 정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분명한 것은 미얀마 정부가 중국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 서구 사회와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는 점이다. 미얀마의 군부세력들은 이것이 새로운 헌법 체계를 바탕으로 한 의회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미얀마의 이런 움직임은 국제사회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2014년에 미얀마를 아세안 순회의장국으로 공식 승인했다. 미얀마 정부는 보다 지속 가능한 법률체계와 보다 현대적이고 자유화된 경제를 원한다. 국제사회는 이를 도울 것이다. 미얀마 정부가 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인다면 이는 보다 쉬울 것이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자 한다면 보다 어려워질 것이다. 하지만 아직 미얀마의 희망에 대해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 미얀마에는 여전히 2,000명이 넘는 정치범들이 붙잡혀 있다. 보궐선거 일정도 수치와 민주주의민족동맹(NLD)에게 불리하다. 게다가 지난 선거에서는 불법과 부정이 심각했다. 따라서 미얀마의 보궐선거가 공정ㆍ자유ㆍ공개의 원칙 하에 치러지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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