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자동차 고기능 합금강 한·중FTA 수혜 못 받는다

中 강력요구에 양허목록서 제외


우리 철강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로 통하는 자동차용 고기능 합금 강판은 이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수혜를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포스코나 현대제철 등 철강업체가 생산하는 냉연강판 중 합금강은 중국의 강력한 요구로 '초민감 품목'으로 분류돼 서로 관세를 인하하는 양허 목록에서 제외됐다"고 12일 밝혔다. 중국 측은 이번 FTA 협상 과정에서 한국 철강업계의 기술력이 뛰어난 합금강 분야의 문호를 열 경우 자국 시장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고 보고 우리 측에 양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근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초고장력강판 중 일부 품목은 한중 FTA에 따른 관세 인하의 수혜를 입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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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양국은 다만 특수한 기능이 없는 자동차용 0.5~1㎜ 냉연강판에 대해서는 3% 안팎인 관세를 10년 내 철폐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제품들은 한국과 중국의 기술 수준에 거의 차이가 없는 반면 가격 격차는 우리 업체들이 따라 잡기 어려울 정도로 벌어져 있어 사실상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쨌든 관세가 인하되는 품목이 있다는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우리나라가 중국에서 수입해 온 철강물량(1~10월 기준)은 전년 대비 37.1% 증가한 1,117만5,000톤으로 수출 물량(395만1,000톤)의 3배에 이른다. 주요 수입 물품은 열연강판·봉형강 등으로 대부분 특별한 기술이 요구되지 않는 제품들이다. 이런 철강제품은 관세 장벽에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철강협회는 "올해 중국 수입철강 물량이 2008년에 이어 사상 2번째로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철강업계 안팎에서는 정부가 이번 FTA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자의적으로 운영하는 '철강 수출 환급세'를 건드리지 못해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출환급세는 중국 정부가 수출 품목에 일단 세금을 물렸다가 시장 상황에 따라 다시 환급해 주는 제도로, 우리 철강 시장을 흔드는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물리는 세금의 경우 애초에 FTA에서 논의할 성격의 사안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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