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요 증시 상승과 글로벌 펀드의 아시아 비중 확대 등에 힘입어 세계 투자 자금의 아시아 유입이 가속화하되며 그 규모가 이미 지난해 전체(8억달러)의 4배에 근접하고 있다. 지난 3ㆍ4분기부터 급격히 외국인 투자가 봇물을 이루면서 올들어 최근까지 아시아 증시(일본 제외)에 들어온 외국인 순 유입 규모는 총 30억달러. 이는 외국인의 아시아 투자가 정점을 이루었던 지난 93년 이래 가장 큰 액수다.
17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이와 관련, 세계 투자 자본의 아시아 러시가 본격화됐으며 주요 국제 펀드들이 아시아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전면 개편하고 있다고 전했다.
J.P.모건 체이스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9월까지 타이완에 130억달러의 외국인 자본이 유입되는 것을 비롯해 한국에 75억달러가 들어왔고 정정 불안과 경제 침체의 이중고에 처해 있는 인도네시아에도 5억달러가 유입됐다.
아시아 증시 상승에 힘입어 아시아 투자 펀드들이 세계 각국 펀드보다 월등한 수익을 내고 있는 것도 글로벌 펀드의 아시아 진출 가속화의 주요 요인이다. 펀드 평가기관인 리퍼가 지난 3ㆍ4분기 세계 각국별 펀드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타이 펀드가 34.7%로 1위에 랭크됐고 인도(27.3%)와 일본(22.2%) 등 상당 수 아시아국들이 상위권에 포진됐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펀드의 포트폴리오 구조조정, 아시아 증시의 안정성 제고와 상대적 저평가 등을 감안할 때 외국인 투자의 아시아 유입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보스턴 소재 글로벌 포트폴리오 분석기관인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홍콩 책임자인 스티브 창은 “현재 캘리포니아 연금 펀드 등 주요 펀드들의 아시아 투자 비중은 5%로 이머징 마켓 투자가 정점에 달했던 93년(10%)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 러시`는 사실상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의 선행 지표인 외환 동향도 아시아 투자 전망이 밝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의 외국환 선물 계약이 아시아 통화 강세를 예고하고 있는 데 이는 외국인 투자 자금이 아시아로 몰려 들어 아시아 통화로 대거 전환될 것임을 전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