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 보인던 경기 연초부터 '흔들' 원.달러 환율 한달새 무려 4.6% 하락원유 도입가격도 1년새 74% 나 올라올 무역흑자 230억弗 달성 '빨간불' 이종배 기자 ljb@sed.co.kr 산업자원부는 지난 1월3일 장밋빛 청사진을 발표했다. 고유가ㆍ원화강세 등이 예견된 상황에서도 수출은 지난해보다 11.7% 늘고 무역수지도 230억달러(2005년 235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예측대로라면 수출은 올해도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경기회복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로부터 한달여가 흐른 2월1일. 올 1월 수출입동향이 집계되자 산자부는 이례적으로 외환당국을 상대로 ‘정책의 부재’까지 지적하며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연초 수출입전망 발표 당시 확신에 찬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정부는 연초부터 제조업 경기도 회복된다고 밝히는 등 희망에 찬 전망을 쏟아냈다. 그러는 동안 기업은 속으로 골병이 들었고 경상수지 흑자기조마저 위협받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연초부터 회복징후를 이어가고 있는 경기에도 찬물을 끼얹는 양상이다. ◇고유가ㆍ환율하락, 동시 습격=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환율하락 및 유가상승의 경제파급 효과’ 보고서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5% 하락시 소비자물가는 0.5% 떨어지고 민간소비ㆍ총투자는 0.5~1.0% 증가시키는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경상수지는 50억~60억달러, GDP는 0.2~0.3% 각각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했다. KDI는 환율하락과 고유가 등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각각 장단점이 있으나 이 두 가지 충격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작금의 한국경제가 바로 이런 모양새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011원에서 올 1월 말 964원으로 4.6% 절상됐다. 100엔당 원화도 같은 기간 동안 859원에서 824원으로 하락했다. 1월 들어 유가도 심상치 않다. 두바이유는 배럴당 6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에 따라 원유 도입단가가 올 1월 41억9,500만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무려 74.6% 증가했다. ◇무역수지 비상, 경상수지 흑자기조도 흔들=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52억달러로 예측했다. 이는 한국은행(160억달러), 정부(150억달러)보다 훨씬 적은 수치다. 1월 수출입동향을 보면 한경연의 전망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월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원자재 수입 증가 등으로 인해 5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월보다 24억5,000만달러가 감소한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산자부가 당초 전망한 230억달러보다 훨씬 못 미칠 가능성이 다분하다. 문제는 원화강세 등으로 해외여행이 늘면서 서비스수지 적자규모가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 경상수지 흑자규모 역시 크게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2004년 80억달러에서 지난해 130억달러로 급증했다. 물론 경상수지 흑자규모 축소는 원화절상 압력을 어느 정도 막아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서는 좋지 않은 징후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본부장은 “경상수지 흑자규모 축소는 우선 외환보유고 감소 혹은 증가폭 둔화로 연결된다”며 “대외 경제의존도가 높은 우리 입장에서 외환보유고가 줄면 그만큼 대외환경 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품의 경쟁력을 볼 때 무역수지가 적자로 반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하지만 서비스수지 적자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무역수지 흑자폭 감소는 곧바로 경상수지 전선에서 경고음을 보내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입력시간 : 2006/02/01 1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