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중반 시공능력평가 순위 57위인 중견건설업체 ‘신일’이 최종부도 처리됐다. 매출액이 5,000억원 가까이 되고 흑자를 이어가던 건설업체가 부도났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흑자라는 부분은 손익계산서에 나타난 숫자에 불과하며,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2006년에 지방 분양사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8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부족했다. 이미 실적부진에 따른 자금압박으로 부도징후가 있었던 셈이다. 부도난 건설업체는 차입금이 1,000억원 규모로 크지 않은 편이나 건설사업과 관련한 PF 보증채무가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일부 금융기관의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건설업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지난 4월부터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물량이 급증하면서 자금난에 허덕이던 건설업체들의 부도가 늘고 있다. 1월부터 5월까지 기업부도는 월평균 6.25개에서 5월에는 16개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5월 16개 부도업체 중 75%가 지방 건설업체인 것을 보면 지방 건설경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건설업체에 대한 금융기관의 여신관리 강화로 인해 중견 건설업체 및 지방 건설업체의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건설업계의 위기감은 점차 높아 가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업계의 위기는 시장에서 이미 우려하고 있던 부분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미 지방 건설업체 부도에 대한 우려 등 건설업 리스크 프리미엄이 반영돼 거래되고 있다. 최근에 부도난 중견 건설업체는 단기차입금 위주로 자금을 조달해 왔으며, 발행한 회사채가 없어 채권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부도를 계기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확산되면서 신용스프레드가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부동산 관련 서비스업종에 대한 은행의 대출비중이 2000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상태다. 결국 부동산 경기가 추가로 위축되면서 건설업체의 부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은행채를 중심으로 크레딧 채권의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채권리서치팀 단두연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