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반기 취업/중기·벤처] 눈높이 낮추면 中企취업문 넓다

주로 생산직…전문대·고졸 초점전체적으로 보면 다른 어느때보다 어려운 '바늘구멍'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기업들이 인원 동결 또는 감축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충원계획을 갖고 있는 기업이 10%가 채 안되고 그나마도 대부분 아직 기간을 정하지 못하는 등 불투명한 상태에 있다. 그래서 취업전문기관에서는 "사상 최악이었던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때보다 더 안좋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분야별로 보면 일반 제조업 위주의 중소기업과 소프트웨어등 IT업종을 중심으로 한 벤처기업의 상황이 다르다. 일반 중소기업의 경우 생산직은 물론, 개발, 마케팅등 거의 모든 무문에서 인력부족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에 눈높이를 낮춘다면 일자리 구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벤처기업의 경우 IT와 소프트웨어, 통신장비등 대부분의 업종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동결 또는 축소 위주의 운영방침을 정해 놓고 있는 상황이라 취업문은 극도로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많은 벤처기업들이 지난해 창투사나 엔젤 투자자등을 통해 받은 자금을 거의 소진한 상태기 때문에 더이상 추가 인력을 검토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얼마나 뽑나 사원 모집을 추진하고 있는 벤처기업 대부분이 3~5명 사이, 많아야 30명 내외의 인원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확정적이지는 않다. 시장 상황이 워낙 안좋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채용계획이 아직 미확정인 기업이 많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10명 이상의 비교적 대규모로 뽑는 업종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올들어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 솔루션, 그리고 보안 관련업계. 최근 중소기업 IT화 사업이 1만개에서 3만개로 늘어나면서 이에 필요한 인력 충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ITEG, 콜시큐넷, 엔텔시스템, 소프트파워 같은 ERP, 솔루션 관련 업체들이 20명 이상의 인력 충원을 계획하고 있다. 일반 제조업의 경우에는 생산, 기술직을 중심으로 10여명 안팎의 인력을 구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업종이 10명 이내의 인력을 구하고 있으며 제지업체들은 한솔, 신호, 신무림등 주요업체가 약 20명 정도를 추진하고 있다. ◇업종별 차별화 업종별 채용수준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반 제조업체의 경우 전기전자업종을 중심으로 꾸준히 구인광고가 나오고 있지만 반도체 관련 업종의 채용공고는 크게 줄은 상태. 생산직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전문대나 고졸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벤처기업중에서 보안, 게임관련 업체들의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컴퓨터 바이러스의 확산과 기업 보안의 중요성이 대두하고 최근에는 미국 테러사건의 영향까지 겹치면서 시큐리티 관련 프로그래머와 이분야에서 관련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인력의 수요는 증가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사적 자원관리(ERP) 분야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에 힘입어 확장을 꾀하는 기업이 많아 수요 확대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밖에 벤처기업들의 신규채용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포털사이트나 컨텐츠와 같은 인터넷 분야의 채용은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채용공고를 내는 기업도 퇴사와 같은 결원이 있을 경우에 한하는 경우가 많다. 이조차 인력이 많을 경우에 해당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결원이 있는 그대로 회사를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정규직 대신 계약직 위주 최근 벤처기업의 채용동향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정규직 보다는 계약, 임시직 같이 비정규직의 수요가 많아졌다는 점. 그중에서도 게임, 애니메이션 분야의 경우에는 비정규직인 프리랜서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잡코리아의 김화수 사장은 "제조업은 이미 받아놓은 물량을 소화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규직을 선호하는 반면 벤처성 업종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하거나 아웃소싱을 받아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하고 "따라서 채용도 단타적 성격의 임시, 계약직에 치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이러다 보니 수시채용이 그 어느때보다 많아졌다. 최근 인크루트에서 조사한 10월이후 기업채용 현황에 따르면 신규채용을 예정하고 있는 중소기업 27곳중 공채만으로 신규인력을 뽑는 곳은 극동전선, 계양전기등 3개업체 뿐이었고 나머지는 수시채용만을 하거나 아니면 수시, 공채를 동시에 하는 실시하고 있었다. ◇경력 우선, 봉급은 감소 잡코리아가 100개 IT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하반기에 신입사원 채용 인원은 453명으로 40%를 약간 웃도는 수준에 불과했다. 대신 경력자는 629명으로 신입보다 무려 150여명이나 많았다. 벤처기업들이 그만큼 경력자를 우선으로 채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보안과 통신장비 업계에서 두드러져 대정데이터시스템의 경우 채용인원 10명이 전부 경력자로 구성돼 있고 아이디넷과 이노티브 역시 마찬가지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봉급수준도 다른 때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화수 사장은 "종업원 20명 이하의 기업은 신입사원의 연봉 수준을 10% 정도 떨어뜨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경력직은 30% 이상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많았던 4,000만~5,000만원 수준의 고액연봉자는 이제 눈을 씻고 찾아도 찾을 수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6개월 앞을 생각하라 웹디자인, 웹프로그래머는 지난해초만 해도 벤처기업들이 인력유치를 위해 발벗기 나섰던 직종. 하지만 이제 이분야는 포화상태에 달한 지 오래라는 것이 취업 전문기관들의 분석이다. 자바와 같은 프로그램 언어 전문가도 지금은 어느정도 수요가 있기는 하지만 곧 시들해 질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전문기관들은 취업의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채용의 트랜드에 대한 지속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과 국내기업들의 채용공고를 꼼꼼히 살피고 제출된 이력서를 분석하면 6개월 앞선 취업경향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야 다른 사람보다 한발 앞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송영규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