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업 자금난 되레 심화 왜?

한편으론 "유동성 공급 늘려라"<br>다른 쪽선 "건전성 관리강화를…" <br>'딜레마 빠진 금융정책'이 선순환 막아



기업 자금난 되레 심화 왜? 금융당국, 한편으론 "돈 풀어라"…다른 쪽선 "건전성 관리강화를" "어느 장단에 맞추라고…" 은행권 딜레마에 이종배기자 ljb@sed.co.kr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정부와 한국은행 등 금융ㆍ통화당국은 현재 은행을 상대로 실물경제에 자금이 흐를 수 있도록 유동성을 공급하라고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외화부채에 대해 지급보증을 해주면서 개별 은행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MOU에는 은행들이 금리 인하, 중소기업 자금 지원 등 실물경제 회복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정부가 은행을 상대로 현장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그러나 통화ㆍ금융당국은 유동성 공급 확대를 요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중소기업 자금 지원을 독려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은행들이 대출 확대를 통한 외형 부풀리기에 나서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은행을 상대로 자기자본 확충,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쌓아놓도록 독려하고 있다. 은행채 발행 등 시장성 수신은 줄이는 대신 더 많은 예금을 유치하도록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즉 금융ㆍ통화당국은 현재 은행에 유동성 공급과 건전성 강화라는 서로 엇갈리는 방향의 정책을 동시에 주문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은행 등 금융권은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방향이 서로 반대되는 주문을 하고 있어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애매하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사실 기업ㆍ가계 대출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책당국 역시 이 같은 딜레마를 솔직히 시인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정책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게 가장 적절한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만 놓고 봐도 자금난을 겪고 있지만 살릴 만한 기업에는 대출을 하고, 그렇지 않은 기업에는 대출을 자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문제는 이 둘 간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결국 금융 감독당국이 어떻게 은행을 컨트롤해나가느냐가 앞으로 관건이 될 것"이라며 "딜레마의 균형을 어떻게 잘 맞추느냐가 키포인트"라고 말했다. 기업을 옥죄고 있는 자금난도 정부가 정책의 딜레마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풀어가느냐에 따라 해소될 수도, 혹은 장기화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자금시장 불안의 진원지로 은행 내부의 구조적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즉 정부는 은행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이 공급되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은행들이 자산확대 경쟁에 따른 후유증, 자산의 장ㆍ단기 미스매칭(만기 불일치) 등 내부의 산적한 문제로 정부에서 돈을 공급해도 은행 자체에 머물러 있을 뿐 실물경제로 자금이 흐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원화 유동성 비율 완화로 은행권이 100조원 안팎의 추가 대출 여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됐지만 아직까지 기업대출 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유동성 비율 규제는 은행권의 '단기 자금조달과 장기 대출 운용'에 따른 미스매칭을 막기 위해 만든 규제다. 규제를 풀어줘 은행권의 고질적인 미스매칭 우려가 줄어든 것이지 이것이 곧바로 기업ㆍ가계대출 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채권금리 급등의 시작점인 은행채 문제도 은행권의 무리한 자산확대 경쟁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증권사ㆍ자산운용사 등 제2금융권으로 자금이 빠져나가자 대출자산 확보를 위해 시장에서 40조원이 넘는 은행채를 대거 발행했고 최근 만기가 도래하면서 은행채를 상환하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정부가 은행채 시장 정상화를 위해 환매채(RP) 방식으로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은행채 만기상환에 바쁜 은행권은 기업은 물론 2금융권을 상대로도 돈을 풀지 않고 있다. 증권사ㆍ자산운용사들도 주가 하락으로 환매자금 확보에 우선적으로 나서면서 은행채ㆍ회사채 등 채권 매입을 주저하고 최대한 현금성 자산 확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자산확대 경쟁에 따른 후유증으로 은행들이 2금융권은 물론 시중에도 돈을 풀지 않고 있다"며 "외채 지급보증에 따른 은행과의 MOU 체결 때 이 부분이 해결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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