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신문·현대경제硏 공동조사
국내 주요 제조기업 상당수가 올해 하반기 경기상황이 유럽발 경제위기로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를 상반기 대비 높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럽발 재정위기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비해 심각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신성장동력 확보에 적극 나서려는 기업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관련기사 4ㆍ5면
특히 기업 10곳 가운데 8곳은 투자 규모를 지난해 보다 확대하거나 같은 수준을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돼 경기 활성화 및 고용 확대 등을 위한 기업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24일 서울경제신문이 현대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삼성전자ㆍ현대차ㆍLG전자 등 국내 주요 제조기업 84곳의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하반기 기업경영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반기 대비 하반기 매출 목표 상향 기업은 총 60.2%로 ▦1∼10% 상향 37.3% ▦11~20% 상향 18.1% ▦21~30% 상향 4.8% 등으로 집계됐다. 반면 하반기 매출이 상반기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38.6%, 상반기에 비해 10% 이상 축소될 것이라는 답변은 1.2%에 불과했다. 서울경제신문과 현대연은 연말에는 새해 기업경영 전망, 6월에는 하반기 경영전망 등 1년에 2회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영업이익의 경우 상반기 대비 하반기 ‘1∼10% 증가’라고 답한 기업이 36.9%, ‘11~20% 증가’가 14.3%, ‘21~30% 증가’와 ‘31% 이상 증가’가 1.2%로 각각 나타났다. 모두 52.4%가 영업이익이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한 셈이다.
기업들은 매출 및 영업이익 목표를 올려 잡는 동시에 투자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 설비와 연구개발(R&D) 투자를 합친 전체 투자 규모는 지난 해 수준 혹은 그 이상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87.7%를 차지했다. 반면 하반기 전체 투자 규모를 20%이내에서 축소하겠다고 응답한 기업 비중은 불과 12.3%에 그쳤다.
하반기에 매출ㆍ영업이익ㆍ투자 부문에서 이처럼 목표를 높여 잡고 있는 것과 달리 경제성장률과 자금사정에 대한 기업들의 시각은 비관적이어서 국내 경제성장률이 3.0~3.4%로 저저할 것이라는 응답이 56%에 달했다. 또한 하반기 기업들의 자금 사정을 묻는 질문에는‘상반기보다 악화될 것 같다‘라고 응답한 기업들의 비중이 50.6%를 차지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하반기 투자 심리는 개선됐으나 투자 여건에 대해서는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투자추세지수를 살펴보면 유통, 자동차, 항공 산업은 호조를 보인 반면 조선, 철강, 전기ㆍ전자 등은 중간 값인 100을 하회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