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이버증권’ 시대가 달려온다(첨단 증권시장)

◎컴퓨터·통신·증시 결합… 꿈의 증권투자/객장서 전광판 쳐다보기는 ‘옛날 이야기’/미·영·일 등 이미 본격화,국내사 걸음마 시작주식시장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주식시장」하면 주식을 사고 파는 증권거래소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컴퓨터와 통신의 발달에 의해 이제는 이같은 공간적인 개념이 서서히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또 지역간의 시간장벽도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컴퓨터에 의해 주식매매를 할 뿐 아니라 증권정보까지 제공받을 수 있는 홈트레이딩 시스템이 보편화되면 투자자들이 증권사객장을 찾아갈 이유가 없다. 또 주식매매를 중개해주는 현재의 증권사 대신 전자매매 중개를 전담으로 하는 「사이버증권사」가 생겨날 것이다. 매매체결을 시켜주던 증권거래소 대신 인터넷에 개설된 이른바 「사이버 증권시장」이 새로운 증권시장으로 다가올 것이다.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빠른 걸음걸이로 다가오고 있는 사이버증권시대를 조망해 보았다.<편집자주> 「2천년대초. 개인투자가인 홍길동씨는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로 인터넷을 연결해 주식시장 정보를 검색한후 보유중인 종목대신 새로 매입할 종목을 선택했다. 컴퓨터 마우스로 매매거래 시행명령을 실시하자마자 바로 매매체결이 이루어졌다. 홍길동씨는 또 전날 청약한 주식의 배정결과를 확인하고 매매시점을 결정하기 위해 투자상담사가 마련한 인터넷 정보서비스 검색에 들어갔다」 머지않아 찾아올 「사이버증권시대」의 한 모습이다. 객장에 나와 시세전광판을 보면서 투자결정을 내리거나 정보를 교환하는 낯익은 장면이 먼 기억속으로 사라질 날이 멀지 않았다. 컴퓨터, 통신과 증권시장이 결합된 이른바 「사이버증권」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사이버증권」시대가 열리게 되면 증권투자에 공간과 시간의 제한이 사라진다. 증권회사의 업무영역도 통합돼 다양한 업무를 취급하게 됨에 따라 증권사 펀드매니저들은 인터넷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를 뒤지고 투자종목을 선정하면서 밤을 새운다. 컴퓨터를 켜면 국내는 물론 전세게의 각종 정보가 흘러나오고 경제전망과 원자재 가격동향, 국제금리와 환율동향 등 투자결정에 꼭 필요한 사항들을 손쉽게 알 수 있게 된다. 특히 무선통신산업이 발달해 오지에서도 휴대용단말기를 가지고 인근의 무선중계국이나 인공위성을 통해 제공되는 정보를 받아볼 수 있고 매매주문도 낼 수 있다. 이같은 「사이버증권」시대는 국내에서도 이미 부분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대부분의 증권사와 증권전산이 시행하고 있는 홈트레이딩이 「사이버증권」의 첫걸음이다. 아직 초기단계애 불과하지만 각 증권사들은 이를 계기로 「사이버증권」시대에 본격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사이버증권」시대의 경쟁력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서는 등 기초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A증권 관계자는 『「사이버증권」시대에는 투자대상의 현재가치보다는 미래가치에 대한 분석과 예측력이 매우 발달할 전망』이라며 『이에 대비해 자료를 가공해서 수요자에게 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국가 기간전산망이 확충돼 정보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그 속도만큼 「사이버증권」은 우리의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인터넷의 본고장인 미국을 비롯한 영국, 일본 등에서도 「사이버증권」시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인터넷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지난해 2월 스피링 스트리트 브루어링이라는 뉴욕의 한 조그만 회사가 자사주식을 인터넷을 통해 사고 팔수 있는 사이버거래소를 만들어 본격적인 「사이버증권」시대의 도래를 예고했다. 미국증권관리위윈회는 「사이버 증권시장」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시장은 피할 수 없은 추세라고 판단하고 전자매체를 통한 정보전달 및 주식의 위탁매매 등에 제한을 두지않고 있다. 미국에서 제공되는 온라인 서비스는 시세만 알아 볼 수도 있고 시장 및 기업정보를 얻거나 실제 매매주문을 내는 등 다양한 형태로 제공된다. 수수료도 월 95달러에서 1백85달러로 천차만별이다. 지난해말 현재 인터넷에 등록돼 있는 온라인 계좌수는 90만개 정도로 내년까지는 1백20만개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사이버거래를 통해 벌어들이는 총수수료 수입은 아직 수백만달러에 불과해 업계 전체수입인 수백억달러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영국에서도 지난 95년말부터 인터넷업체와 증권회사가 제휴,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주식거래서비스를 하는 등 「사이버증권」 거래가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소프트웨어 「윈도」를 이용해 PC통신에 의한 전자거래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는 트레이트 포인트사는 영국 증권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회사의 전자거래서비스 방식은 투자자들이 각각 PC통신을 통해 매매주문을 내면 주문조건이 일치하는 주문들끼리 조합돼 자동적으로 거래가 성립되도록하는 시스템이다. 이 회사의 고객으로는 골드만삭스, 노무라인터내셔널 등 세계 유수의 50여개 회사들이 포함돼 있어 영국 증권시장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미국, 영국에 비해 증권업무와 관련된 첨단화가 더딘 일본에서도 다이와, 노무라 증권을 비롯한 대형 증권사들이 지난해부터 인터넷 주식거래를 시행하고 있다. B증권사 관계자는 『사이버증권시대에 대비하지 못한 증권사는 완전 시장개방시대인 21세기에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사이버증권시대는 이제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장래에 곧 다가올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임석훈 기자>

관련기사



임석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