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아모레퍼시픽 에어쿠션… 주차도장서 영감 얻어 870만개 판매 대박

뷰티산업서 창조경제 두각<br>글로벌브랜드 러브콜 쇄도


뷰티산업은 태생적으로 창조경제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 움직임에 맞춰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품과 서비스에 녹여내지 못하면 경쟁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특히 화장품시장은 특정 제품이 유행하면 곧바로 미투(me-too) 제품이 출시되기 쉬운 구조 탓에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한국의 뷰티산업은 창조경제와 거리가 멀었다. 백화점에는 유럽이나 일본의 화장품이 즐비했고 국산 화장품은 품질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을 떨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문화콘텐츠에서 시작한 한류는 이제 뷰티산업을 중심으로 그 추동력을 얻고 있다. 현재 국내 뷰티산업은 중국을 필두로 한 아시아는 물론 미국ㆍ러시아 등 수많은 나라에서 성큼성큼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2008년 출시된 후 올 상반기까지 단일 제품만으로 누적 판매량 870만개를 기록한 아모레퍼시픽의 에어쿠션은 여성들의 메이크업 과정을 획기적으로 바꾼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제품으로 꼽힌다. 국내는 물론 미국ㆍ일본ㆍ중국 등에 특허를 출원한 독자적인 다기능 자외선차단 메이크업 제품인 에어쿠션은 일상을 보는 색다른 시선에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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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업 위에 자외선 차단제를 덧바를 수 있는 제형을 고민하던 중 주차장에 들렀는데 그곳에서 주차확인 도장을 보는 순간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어쿠션을 탄생시킨 최경호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연구팀장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최 팀장은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점도를 지닌 내용물, 이 내용물을 안정적으로 머금을 수 있는 재질의 퍼프 등 끊임없이 기술적인 연구를 거듭했다"며 "창의적인 사고를 노력과 기술력으로 실현한 것이 에어쿠션의 성공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색조 전문 브랜드 'VDL(Violet Dream Luminous)'을 선보이면서 세계적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웬디 로웨와 함께 제품 기획과 개발과정을 진행했다. 세계적인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국내 기업과 손잡은 것 자체가 한국 뷰티산업의 위상을 웅변한다. 기초제품에는 강점을 보이지만 색조제품에서는 맥을 못 추던 국내 기업들이 과거와 확연히 달라져 VDL은 론칭 10개월 만에 전국에 25개 매장을 오픈할 정도로 빠르게 시장에 자리잡고 있다.

뷰티 한류의 영향력이 돋보일수록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메이크업 브랜드 맥(MAC)은 8월부터 전세계에서 팔리게 되는 '맥 소 수프림 컬렉션' 가운데 세 가지 제품에 '귀요미(Gwi yo mi)'와 '하트 앤 서울' 'K-와우' 등 한국에서 영감을 받은 이름을 붙였다. 맥의 한 관계자는 "이번 컬렉션 제품은 뷰티 한류에 관심이 높은 본사 크리에이티브팀과 제임스 게이저 글로벌 수석 부회장의 결정으로 전세계에서 팔리게 됐다"고 전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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