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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골프 1부 투어 데뷔 9년 동안 최고 성적은 2위 세 번.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우승이 데뷔 10년째, 123경기 출전 만에 처음 손에 잡혔다.
'우승 없는 강자'로 불리던 이태희(31·OK저축은행)가 마침내 데뷔 첫 승을 움켜쥐었다. 10년차 이태희는 7일 경기 여주 360도CC(파71·7,024야드)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넵스 헤리티지에서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우승했다. 14언더파 2위 허인회(상무)와는 2타 차.
그토록 꼬여있던 첫 승으로 향하는 길은 막상 일이 풀리려니 너무도 쉽게 뚫렸다. 이태희는 1~4라운드 내내 선두를 지키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이미 3라운드가 끝나고 우승은 사실상 예약돼 있었다. 17언더파의 이태희는 2위에 무려 9타를 앞서 있었다. 관심은 우승 여부보다는 KPGA 투어 최다 타수 차 우승 기록인 10타(2006년 지산리조트 오픈 마크 레시먼)를 경신하느냐에 쏠렸다. 2009년 삼성베네스트 오픈 우승자 이승호가 보유한 최소타 우승(263타)이나 2002년 한국 오픈에서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세운 최다 언더파 우승(23언더파)도 깰 만했다. 이태희는 그러나 첫 승을 의식한 탓인지 마지막 날 버디 3개에 보기 4개로 1타를 잃어 각종 기록 경신은 이루지 못했다.
3라운드까지 7언더파 공동 3위였던 개막전 우승자 허인회가 버디만 7개로 7타를 줄이며 무섭게 쫓아오는 바람에 우승을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두 홀을 남기고 2타 차까지 추격 당했다. 이태희는 그러나 마지막 두 홀을 파로 막고 상금 1억2,000여만원을 받았다. 이번 대회 총상금은 기존 4억원에 입장권과 기념품 판매 수익을 더해 6억3,000여만원으로 결정됐고 우승자는 총상금의 20%를 가져갔다.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인 서울고 3학년 서형석이 7언더파 공동 4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고 직전 대회인 SK텔레콤 오픈 우승자 최진호는 2언더파 공동 19위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