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CEO&Story] "겉모습 보단 내실" 창고가 사옥

국내 1위 학생복브랜드 업체이자 상장사인 에리트베이직 사옥은 아직도 ‘창고형’이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내 주변 빌딩 사이에서도 유독 그 ‘단촐함’이 눈에 띄었다. 당초 물류 창고로 쓰려고 매입했던 단층 건물이지만 ‘꽤 쓸만해’ 본사 사업부로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물론 에리트베이직 역시 새 출발 초기만 해도 번듯한 시내 빌딩에 입주해 있었다. 그러나 겉모습보다는 내실을 추구하자는 홍 대표의 방침에 ‘100% 삼성출신’인 직원들 마음도 결국 움직였다. “전에 있던 빌딩에서는 월세로만 1,000만원이 나갔습니다. 차라리 은행 이자를 1,000만원 내면 그 땅은 결국 저희 게 아닙니까. 그렇게 찾다 지금 자리를 발견했는데 둘러보니 창고로만 쓰기엔 너무 아까왔어요. 하여 본사 자체를 옮겨왔지요.” 창고형 건물 맨 끝 쪽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홍 대표가 너털웃음을 지으며 들려준 이야기다. 물론 한 달에 은행 이자로 1,000만원을 냈다던 이 부지는 현재 ‘독립 8년차’인 에리트베이직이 온전히 소유하고 있다. 홍 대표 사무실에 전면에 걸린 액자에서는 ‘행복’이라는 단어가 유독 눈에 띄어 이채로왔다. 생사의 기로를 넘나들며 비즈니스 정글을 누벼 온 CEO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인터뷰 중간에도 홍 대표는 계속 ‘나의 행복’과 ‘가정의 행복’을 수 차례 강조했다. 가정 내에서 행복을 누리고자 개인인 홍 대표가 움직이고 있고, 그 가정들의 행복을 위해 CEO인 자신이 또한 뛰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를 생각하며 움직이다 보면 늘 길이 보였다는 게 홍 대표의 전언이다. 어찌 보면 편모 슬하에서 맨주먹으로 시작해 오늘을 일궈 낸 그의 ‘다짐’이 보이는 듯 했다. ‘소박한’ 말이지만 깊은 ‘통찰’을 담은 단어로, ‘행복’이 새삼 다가오는 듯 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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