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까지, 예술의전당서 '눈과 손展'미술에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소재는 아무래도 사람들이 살고 있는 현공간이다. 물론 시간이 그 속에 녹아있으며, 삶이 변주하는 희노애락의 풍경이 조직과 집단이라는 외피 속에 직조되어 있다. 미술은 이처럼 매우 거칠고 복잡한 카오스 속에 던져진 표현 양식.
예술의 전당에서 기획한 「시대의 표현-눈과 손전(展)」은 미술가들이 바라보는 우리시대의 표상을 담고 있다.
지난 14일 오픈해 오는 8월 2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김정희, 박영택, 최태만 등 젊은 비평가 3명이 1980년대 이후 20여년간 사회의 모습을 독특한 시각으로 풍자하고 형상화한 작품 150점을 뽑아 선보인다.
모두 43명의 작가가 등장하며 회화·조각·만화·영상·설치 등 거의 모든 표현양식이 망라되어 있다. 미술이라는 양식을 통해 지금 여기서 서성이는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되새김질하는 자리이다.
먼저 김정희는 「미술가의 웃움과 비웃음」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우리 사회의 빠른 변화 속도 속에서 무기력하면서도 밀도있는 반항적 풍자가 담겨 있다.
샐러리맨을 우스꽝스럽게 조각한 김주호, 상업주의의 팽배를 풍자한 김정헌, 농민의 초상을 통한 도시중심 사회의 역설을 보여주는 이종구, 초현실주의적 기법으로 한국의 근현대사를 보여주는 신학철 등이 소개된다, 이밖에 서용선, 이민주, 홍승혜, 김수련, 황혜선, 윤동천 등이 자리를 함께 한다.
박영택이 마련한 「일탈과 유희」에는 90년대 들어 달라진 우리의 시각환경 속에서 자란 젊은 세대들의 감수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 엘리트 문화에 대한 반발과 대중문화에의 관심을 다소 키치적인 시각적 이미지들을 통해 보여준다.
작가들의 연령은 20~30대. 때문인지 매우 다채로운 매체가 등장하며 감각적인 작품 구사가 돋보인다.섹시하면서도 노골적인 묘사 역시 젊은 작가들의 상상력이 매우 자유분방하며 속시원하다는 느낌을 안겨준다.
디즈니 만화의 주인공들을 결합시켜 새롭게 재구성한 이동기, 3류 잡지를 표방하며 우리 사회를 향해 신랄한 비판을 내뱉고 있는 그룹 수파티스트등이 있고, 이진경, 노석미, 임휘영, 강홍구 등의 작품이 선보인다.
최태만이 내세운 주제 「멋진 신세계의 거주자들」은 첨단 과학기술의 발달로 변화된 모습을 담아낸다. 그러나 「멋진 신세계」는 다소 역설적인 표현. 여기에서는 「멋진 공포」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고명근, 공성훈, 고낙범, 구본주 등의 작품이 출품된다. 어른 3,000원. 학생 2,000원.
문의 (02)580-1300.
이용웅기자YYONG@SED.CO.KR
입력시간 2000/07/1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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