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7월 10일] 기업도시로 지방경제 살리자

지난 1일 충주기업도시가 드디어 첫 삽을 떴다. 6개 도시 중 지난해 태안이 착공한 이후 현 정부 들어 첫 번째 기공식이다. 이날 치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기업도시는 민간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정주 여건을 갖춘 친환경적인 새 도시를 만드는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신성장동력 역할을 해 국가균형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정부가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대전제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기업도시 구축사업. 이명박 정부의 재검토 발언 이후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업 추진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어 80% 이상 토지 보상까지 끝낸 지자체도, 추진 주체도, 어렵게 참여를 결정한 기업도 난감한 상황이었으나 친기업 정책을 기조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지방과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기업도시 사업에 대해 우호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점도 있다. 기업도시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히는 핀란드의 울루는 노키아 등 정보기술(IT) 기업들과 결합해 핀란드 수출액의 20%를 책임지고 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만 해도 IBMㆍ애플 등 유수 기업과 결합해 미국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 중 12개가 이 지역의 경제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사례는 기업도시가 국가균형발전뿐 아니라 국가경쟁력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우리나라처럼 국토 면적의 11%에 해당하는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47%가 집중된 사례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고 경제적 손실 또한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2005년 기준 서울 및 수도권의 교통혼잡비용만 13조원에 달했다. 지방 거주자 입장에서는 그 돈의 일부만 우리 지역에 쓰였다고 가정해본다면 속이 쓰리기도 하다. 그렇게 집중적으로 육성한 수도권지역이 경쟁력이 있다면 그나마 다행일 것이다. 그러나 수도권지역의 1인당 총생산액 1,649만여원은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집중 개발은 했으나 생산성은 낮은 상황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기공식에 앞서 열린 충북도청 업무보고에서 “무조건 수도권 규제를 푼다는 계획은 없다”고 강조하며 “앞으로 지역에 갈 기업이 서울로 집중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국토균형발전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기업도시는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대의명분 때문에 실리를 맞추지 못하는 ‘나눠먹기’식의 유명무실한 사업이 아니다. 일부에서 투기적 개발이나 비용의 사회적 전가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그야말로 기우일 뿐이라고 본다. 기업도시 전체 사업예산 5,500억여원은 충주댐 하나의 건설비용에 불과하다. 이 비용을 들여 5배 이상의 생산유발 효과와 고용창출 효과를 볼 수 있고 성장거점도시로서 주변지역의 발전 나아가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런 기업도시 건설이 앞으로도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정부가 일반 산업단지 개발과 달리 기반시설 조성비용에 대한 개발 주체의 부담을 늘리는 것은 사업의 진척을 더디게 하는 요소가 된다. 또 현재 입주기업에 대한 매칭펀드 방식의 지원은 다소 소극적인 면이 없지 않다. 이러한 지원 규모를 과감히 탈피, 일반 산업단지 이상으로 기반시설 조성비용을 확대하고 조세특례법상 입주기업의 세금감면 혜택 폭을 대폭 늘리는 등 전향적 지원을 통해 조속히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만이 기업도시 사업으로 발생되는 비용부담을 줄이면서도 대한민국 전체가 고르게 잘살기 위한 ‘삶의 질 높은 지방 활성화’라는 당초 취지를 달성하는 해결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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