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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리비아] 현대·대우건설 대책반 급파

■ 현지 진출 건설사 움직임<br>연락망 두절로 직원 신변안전 확인 불가능<br>비상시 철수루트 확보 난망속 공사현장 보존 등도 고민거리<br>"정부차원 대책 마련 서둘러야"

리비아 사태가 사실상 정부와 시위대 간 내전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현지에 진출해 있는 건설업계의 위기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태 수습을 위해 직원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찾아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전화는 물론 인터넷 등 현장과 연결할 수 있는 연락망이 두절돼 대책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공사 중인 시설물과 장비의 보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철수 루트 확보 등도 시급히 마련해야 하는 난제다. 이에 따라 현대ㆍ대우건설 등은 항공과 육로 등을 통해 현지에 대책반을 급파했다. 하지만 리비아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면서 현지 대책반조차 직원 신변안전조치 등 비상대책 마련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락두절로 신변안전 확인 어려워, 대책반 급파=리비아에 5개 현장을 운영 중인 현대건설은 지난 21일 해외영업본부 임원 등 4명을 트리폴리로 급파해 대책반을 꾸렸다. 트리폴리 지사 및 인근 현장과는 이따금 연락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피습을 당해 대피한 현장(벵가지-토브룩 송전선)과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여서 직원들의 신변 안전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위가 트리폴리까지 확산되고 내전상황으로 치달으면서 대책 마련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현지 직원들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한 가족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가능한 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직원 안전 확보를 위해 해외영업본부장을 튀지니를 통해 육로로 리비아에 급파했다. 7개의 대우건설 현장에는 본사ㆍ협력사 등 한국인 직원 297명과 제3국인 2,976명, 현지인 777명이 근무하고 있다. ㈜신한의 경우 현장 피습 이후 여러 현장의 한국직원 160명과 외국인근로자 3,000여명을 트리폴리 북부 마무라 현장에 집결시켰지만 22일 새벽5시 이후부터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철수 루트 확보 난망=직원 철수를 위한 방안도 난제다. 현재 리비아에 나가 있는 건설업체들의 한국인 직원은 1,300여명. 하지만 현장이 리비아 곳곳에 흩어져 있는데다 대규모 플랜트 현장들은 외딴 지역에 자리잡고 있어 이동조차 쉽지 않다. 육로의 경우 이동거리가 너무 길어 시위대 등에 노출될 경우 안전을 확보하기 어려운데다 현지를 탈출하려는 외국인들이 공항에 몰려들면서 비행기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현재 벵가지공항은 폐쇄됐고 트리폴리공항은 아직까지 운영되고 있지만 언제 폐쇄될지 모르는 급박한 상황이다. 여기에 현지의 한국인 직원들은 물론 현장에서 근무 중인 2만2,000여명의 제3국 근로자 안전문제도 책임져야 하는 것도 문제다. A사 관계자는 "일단 본사 직원을 중동지역으로 보내 리비아 입국을 시도하고 있지만 사실상 모든 교통망이 두절된 상태"라며 "하루빨리 정부 차원의 철수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 보존 방법도 비상=직원 철수에 따른 공사현장 보존 문제도 건설업체들의 고민거리다. 자칫 발전소 등 플랜트 시설이 파손될 경우 복구가 쉽지 않은데다 대당 수억원짜리 고가 장비가 많다 보니 현장을 무조건 비워두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지난 1980년대 이란ㆍ이라크 전쟁 당시 국내의 한 대형 건설사 직원들이 현장시설 보호를 위해 끝까지 귀국하지 않고 남았던 것은 건설업계에 아직도 유명한 일화로 회자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들의 신변안전인 만큼 정부의 방침이 정해지는 대로 안전 확보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다만 사업 자체의 철수는 아닌 만큼 현장 보호를 위한 조치를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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