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총선이 여당의 승리로 마무리되자 한동안 조용했던 박근혜 테마주들이 또 다시 급등세를 보였다. 반면 야권의 잠재적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관련 종목들은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했다.
12일 코스닥증권시장에서 아가방컴퍼니는 장 중 내내 강세를 보인 끝에 가격 제한폭인 14.91%(1,700원) 오른 1만3,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보령메디앙스도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들 종목은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저출산 대책을 밝히면서 꾸준히 관련 테마종목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곳이다.
또 박 위원장의 동생인 지만씨가 대표로 있는 EG도 14.95%나 올랐고 새누리당 비대위원인 조현정씨가 대표로 있는 비트컴퓨터도 14.83%가 상승하면서 상한가 대열에 합류했다.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하자 새누리당 총선 공약 관련 종목들도 강세를 보였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사람인HR과 윌비스가 각각 14.88%, 14.93% 치솟으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총선 전 크게 치솟았던 문재인 테마주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우리들제약과 우리들생명과학은 이날 각각 14.97%, 14.98% 내리면서 하한가를 기록했고 조광페인트(-15.00%)와 유성티엔에스(-14.94%), 바른손(-14.93%), 위노바(-11.19%), 서희건설(-11.85%) 등도 10% 이상 급락세를 연출했다.
다만 문재인씨의 정치적 영향력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야권의 대안 세력으로 꼽히는 안철수 관련주들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철수연구소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것을 비롯해 잘만테크(14.91%)와 솔고바이오(14.69%) 등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김두관 경남지사 관련 테마주로 거론되는 두올산업과 한국선재, 홈센터 등도 6~14% 올랐다.
전문가들은 총선 여파에 따라 특정 정치인과 관련된 테마 종목들의 명암이 갈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총선이 여권의 승리로 끝남에 따라 올 연말 잠재적 대선 후보와 관련된 종목들의 희비가 극명이 엇갈렸다는 것이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총선 결과에 따라 관련 테마 종목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예고돼 왔었다”며 “야당이 우세할 것이라는 총선 전 예상과는 달리 여당인 새누리당이 승리하자 박근혜 등 관련 테마주가 크게 오르고, 문재인 관련주들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치인 관련 테마주들의 주가 흐름이 실적을 비롯한 기업가치와는 상관이 없기 때문에 이들 종목에 투자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쉽게 오른 만큼 빠르게 내릴 수 있어 실적이나 성장 가능성 등을 살펴본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과거에도 선거 전후에 정치인이나 특정 정당과 관련해 일부 종목들이 급등락하는 양상을 보였다”며 “하지만 테마주들은 결국 기업가치를 따라가기 때문에 기대감 만으로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