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와 철학자가 한자리에 앉았다. 자연과학과 인문학에 대한 연구를 폭넓게 해 온 학자들이 '학문과 지식의 통합'이라는 담론을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출신으로 국내 최초의 대안 대학인 녹색대학 총장을 역임한 장회익 박사와 물리학과 철학을 섭렵한 최종덕 상지대 교수가 주인공이다. 과학자의 시선으로 폭넓은 인문학적 주제를 연구해 온 장회익 박사와 과학적 세계를 철학적 사유의 바탕에서 연구하는 철학자 최종덕 박사는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상호소통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과거 어느 때 보다 방대한 지식과 정보의 홍수로 대변되는 21세기. 지식은 넘쳐나지만 개념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고, 길을 안내하는 정보는 산더미 같지만 혼란스러운 처세술의 지식에 불과하다는 것이 두 학자가 바라보는 현실이다. 저자들은 서문에서 "분화된 개념을 넘어서 원래 하나의 실상을 찾을 수 있는 깨달음의 지식을 가질 수 있다면 이제라도 그런 지식을 찾아 공부해야 겠다고 생각했다"며 대화의 목적을 설명했다. 두 사람은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생명사상과 생물학, 동양적 자연관과 서양적 세계관, 의식과 물질 그리고 삶과 자연의 문제까지 다양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두 사람은 학자의 길을 선택하기 전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로 편안하게 시작했다. 뒤이어 통합적 사유를 위한 동서간ㆍ학제간 연구의 필요성과 가능성, 종합적인 통찰을 위한 대립과 화해의 방법 등에 관한 철학적 성찰을 풀어나간다. 엔트로피, 상대성이론, 전자기 법칙 등 서양의 물리학 이론과 사서삼경의 하나인 대학에 나오는 격물치지(格物致知), 최한기의 신기통(神氣通) 등 동양의 철학과 사상을 넘나들며 두 사람은 '이것 아니면 저것' 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을 벗어나 통합과 소통을 위한 사유를 이야기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