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日, 한국 차부품 '트레일러 쇼핑' 나선다

지경부, 해외 완성차업체가 직접 국내공장 돌며 사는 '밀크런 시스템' 추진<br>韓 수출확대-日 공급시간 단축 '윈윈' 기대


도요타 등 일본의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에 대형 트레일러를 들여와 공장을 돌아다니면서 부품을 구매해 트레일러째 본국으로 가져가는 새로운 물류 시스템이 추진된다. 일본과 무역역조가 심각한 우리나라는 부품공급 확대를 꾀할 수 있고 일본 완성차 기업도 부품공급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어 윈윈 효과가 기대된다. 지식경제부는 23일 현대차ㆍ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5개사 및 자동차 부품업계 대표 등과 함께 간담회를 열고 '한중일 글로벌 순회집하(밀크런∙Milk Run)'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밀크런'이란 우유회사가 목장을 순서대로 돌면서 우유를 수집했던 데서 유래한 물류 시스템이다. 현재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은 컨테이너선을 이용해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밀크런 시스템이 구축되면 중국이나 일본의 완성차 업체가 화물을 싣는 대형 트레일러를 배에 싣고 입국해 국내 부품업체를 순회하며 부품을 공급 받는다. 이후 트레일러째 본국으로 배송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컨테이너를 이용해 야적장에 하역∙보관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줄어 부품공급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게 된다. 지경부에 따르면 일본 완성차 업체가 밀크런 물류 시스템을 활용할 경우 우리나라와의 부품공급 기간을 기존 30일에서 4일로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국내 부품회사들도 부품을 제때에 공급하고 원가 경쟁력도 높일 수 있어 일본으로의 부품수출이 상당히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우리 정부가 자동차 부품업종에 있어서 새로운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까닭은 한일 간의 무역역조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일본에 5억6,800만달러어치의 자동차 부품을 수출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수입 규모는 15억8,500만달러에 달해 자동차 부품에서만 대일 무역 적자가 1조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글로벌 밀크런의 본격적인 확산을 위해 일본 정부와 상대국 자동차의 자국 내 운행 허용을 위한 정부 간 협약 체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재근 인천금속 상무이사는 "통상 제품을 생산하면 운송을 위해 며칠간 물류창고에서 대기해야 한다"며 "트레일러에 제품을 직접 싣는다면 물류기간이 짧아져 공급업체 입장에서는 그만큼 납품에 여유가 생기게 된다"고 반겼다. 지경부는 협약체결 이전에라도 일본의 트레일러가 국내에서 시범운행할 수 있도록 국내규정을 정비하는 내용에 대해 국토해양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지난해 11월 밀크런과 관련한 협약을 체결해 한일 간 사업 성과를 토대로 내년 이후에 중국과도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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