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영화] 드리븐

파괴적인 카레이서 박진감 만끽고막을 찢을 듯한 요란한 굉음, 타이어가 타는 매캐한 냄새, 시속 400㎞에 이르는 파괴적인 속도, 한 순간의 실수로 자동차가 허공에 날아오르는 짜릿한 스릴. '클리프 행어'로 호흡을 맞춘 레니 할린 감독과 실베스타 스탤론이 카레이서들의 꿈과 좌절, 사랑과 우정을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영상으로 재현한 '드리븐'(Driven)에서 다시 손을 잡았다. 자동차경주의 묘미를 스크린 가득히 담아낸 스포츠 액션영화. F1(포뮬러 원)과 함께 드라이버의 지존을 뽑는 CART(ChampionshipAuto Racing Teams) 월드시리즈를 무대로 삼고 있다. 2000년 시즌이 개막되면서 신인 레이서 지미(킵 파튜)가 혜성처럼 나타나 전년도 챔피언 보(틸 슈바이거)의 자리를 위협한다. 지미의 팀 코치 칼(버트 레이놀즈)은 기복이 심한 그를 뒷받침하기 위해 왕년의 스타였던 조(실베스터 스탤론)를 불러들여 페이스 메이커로 기용한다. 지미의 등장으로 신경이 예민해진 보가 여자친구 소피아(에스텔라 워렌)에게 결별을 선언하자 상처입은 소피아는 지미와 가까워진다. 그러나 보를 잊지 못하는 소피아를 지켜보며 지미는 슬럼프에 빠진다. 그러던 중 팀 동료 메모가 사고를 당하자 지미는 경기를 포기한 채 그를 돕다가 부상을 입는다. 이야기는 뻔한 결말로 치닫는 듯하지만 두 라이벌을 오가며 용기를 북돋우는 조의 활약 덕분에 모두가 승자가 되는 드라마로 막을 내린다. 승리를 위해 비열한 공작을 서슴지 않는 악한도 없고 돈만 챙기려고 선수를 헌신짝 버리듯 하는 냉혈한도 없어 드라마가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감독은 스토리텔링보다는 한편의 카레이싱을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로 봐주기를 원한듯 하다. 관객들이 실제로 핸들을 잡고 레이스를 벌이는 것처럼 실감나는 카메라 앵글과 튕겨져나온 타이어가 객석으로 날아오는 듯한 박진감 넘치는 특수효과는 레니 할린의 명성을 재확인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지미와 조가 경주용 차를 타고 시카고 도심을 질주하며 벌이는 추격전은 단연 압권이다. 이 장면은 10일동안 토론토 시내를 완전히 통제하고 촬영되었다. 그리고 촬영기사가 직접 탑승해 촬영할 수 있도록 특수제작된 C2차량을 투입,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던 레이싱카의 도심질주장면을 스크린 상에 완벽히 재현해내는데 성공했다. 슬로우 모션 장면은 '매트릭스'에서 사용된 120대의 스틸 카메라로 촬영하는 방식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아리프렉스 435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했다. 화면 속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것이 가능한 기법으로 제작진은 경기의 극적인 순간을 초고속 촬영해 세밀한 동작까지 포착해냈고, 물리적인 시간을 초월한 독특한 영상을 만들어냈다. 벽에 부딪히는 사고 장면에서 충돌로 인해 360도 회전하면서 부서지는 차체의 파편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게 촬영한 장면이 그중 하나다. 실베스터 스탤론은 제작과 시나리오를 맡으면서 늘 익숙한 주연 자리를 포기하고 기꺼이 조연으로 물러났다. 천재 드라이버로 등장한 킵 파듀와 냉혹한 승부사 역의 틸 슈바이거가 그런대로 호연을 펼친 것도 실베스터 스탤론이 뒤에서 받쳐주었기 때문.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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