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의제가 상당 부분 노출됐지만 남북 양측은 어떤 식으로든 ‘깜짝 이벤트’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정상회담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지난 2000년보다 현저히 낮은 점을 감안할 때 남측의 이벤트 만들기에 대한 관심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김정일 위원장으로서도 북핵 문제 등에서 벗어나 자신의 건재함을 보이기 위해 정상 간 만남의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이른바 ‘감동의 장면’을 대내외에 보여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은연중에 두 정상 간에 있는 셈이다.
물론 현상황에서 상정할 수 있는 ‘깜짝 카드’는 그리 많지 않다. 우리 정부는 여전히 김 위원장의 동선을 함구로 일관하고 있지만 방북 당일 김 위원장이 직접 영접하거나 노무현 대통령이 묵을 백화원 영빈관을 찾을 가능성을 상당수가 점치고 있는 상황. 여기에 방북 둘째 날 노 대통령의 관람이 예정된 ‘아리랑’ 공연에 김 위원장이 동행할 공산도 커 보인다.
관심은 마지막날 노 대통령이 시찰하기로 한 서해갑문과 평양자동차 공장 등에 김 위원장이 동행할 것이냐이다. 특히 평양자동차의 경우 김 위원장이 동행을 선택해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인 경제공동체 구축에 대한 의지를 ‘사진(화면)’을 통해 대외에 알리려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이 정도로 충분한‘감흥’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최종 단계로 상정할 수 있는 깜짝 이벤트가 바로 두 정상이 동시에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카드다. 우리 정부는 일단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개성에서 평양까지 거리가 160㎞에 이르기 때문에 경호상의 문제 등을 감안해 성사되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상회담 분위기가 마지막날까지 크게 빛을 보지 못할 경우 김 위원장이 먼저 동행을 제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