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노사정위원회인 사회경제협의회(SER)는 일종의 국가자문 기관으로 지난 1950년 설립됐다. SER는 노사협의를 최종적으로 조정하는 기관으로 정부의 각종 사회ㆍ경제 정책을 자문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
지난 97년 우리나라에서 노사정 위원회가 출범할 당시 벤치마킹을 하면서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의 노사정협의회와는 성격이 다르다. 우선 재정면에서 정부로부터 독립돼 있다. 또 사회, 경제, 노동, 복지, 환경 등 국가 정책과 관련된 거의 전분야에 대한 연구 및 협의를 벌인다.
SER는 사용자와 노조 대표, 정부가 추천한 공익위원으로 구성된다. 노사정은 각각 11명씩 공익위원을 추천하기 때문에 총원은 모두 33명에 이른다. 노동단체와 경영자 단체, 정부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SER에서 만나 토론하고 해결책을 찾는다. SER 멤버들은 공개적인 토론을 통해 해결방안을 찾아낸다. 의견 대립이 심하다고 판단되면 전문가그룹에게 자문을 구한다. 전문가그룹은 필요할 경우 독립적인 중재안도 내놓는다. 전문가 그룹이 중재안을 내놓으면 노사 대표들은 대개 이를 받아들인다. 사전에 많은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바탕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라는 역사적 전통이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