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급소를 놓치다

제3보(31~50)


린하이펑(林海峰)이 그의 스승 우칭위엔(吳淸源)의 기대대로 일본 프로기단을 정복한 이래 중국 기사들은 막강한 세력을 자랑해왔다. 일본에 진주한 중국 기사들의 계보는 지난 50년 동안 끊어진 적이 없었다. 린하이펑은 1942년생. 그의 뒤를 이어 대만에서 건너온 기사가 1958년생 왕리청(王立誠)이었다. 왕리청은 조치훈과 고바야시의 위광에 가려 산정에 오르지 못한 채 40세를 넘겼지만 42세에 ‘기성’을 쟁취하여 대기만성을 보였다. 왕리청보다 3년 연하인 왕밍완도 중국인 특유의 대기만성형. 39세에 ‘본인방’을 따내어 기염을 토했다. 그 뒤를 잇는 큰 재목이 1970년생 양자이엔(楊嘉源)9단. 아직 대형 타이틀은 따내지 못했지만 초일류로 꼽힌다. 장쉬는 1980년생으로 대만 출신 중국기사의 막내지만 일찌감치 ‘본인방’을 따내어 최정상으로 올라섰다. 우변에 조성된 흑의 세력을 어떻게 삭감하느냐가 이 바둑의 포인트. 그런데 장쉬가 급소를 놓치는 바람에 백이 쉽게 삭감하게 되었다. 급소는 34의 자리였다. 흑33으로는 그곳부터 눌러야 했던 것. 백은 참고도의 2로 웅크리는 정도인데 흑3, 5로 틀어막았더라면 흑의 호조였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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