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교착 상태에 빠졌던 미국과 북한의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가 북한측의 일보 후퇴를 계기로 다시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 국무부는 12일 북한 외무성이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간 대화`를 수용할 뜻을 시사한데 대해 “적절한 외교 채널을 통해 북한의 성명에 답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2일 “만일 미국이 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 대(對) 조선 정책을 대담하게 전환할 용의가 있다면 우리는 대화의 형식에 크게 구애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그 동안 북-미 불가침협정 체결과 이를 위한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요구해왔으나 이번에 외무성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대화의 형식이 미국이 요구하는 다자간 대화라 해도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이 곧바로 북한과 전격적인 대화에 들어갈 준비가 돼 있는 지는 아직 미지수다. 미 행정부내 강경파와 온건파들의 목소리가 다른 점을 고려하면 아직 분명하게 정해진 북 핵 대응책이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이 다자간 대화를 받아들인다 해도 당장 들어가 대화할 `틀`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여서 조만간 가시적인 조치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지난 10일 한국의 워싱턴 특파원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북한과 미ㆍ중ㆍ일ㆍ러 등이 참가하는 `2+4`, UN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 등이 참여하는 `P5+5` 방안 등을 거론하면서도 “지금 우리는 앞으로 계획할 수 있는 어떤 특정한 대화의 공식을 갖고 있지 않다”고 인정했다.
<정구영기자 gychung@sed.co.kr>